지난 주말 미 무역대표부(USTR)는 성명을 통해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류허 중국 부총리와 통화했다"며 "양국이 특정 문제에 진전을 보이면서 제1국면 합의 일부를 마무리하는 데 근접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에는 오는 11월 16, 17일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미중 정상이 1단계 무역합의를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이에 시장 전반에는 리스크온 분위기가 형성됐고, 뉴욕 주식시장은 기업의 호실적까지 더해지며 비적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반면 미중 무역합의 진전 소식에 미 금리 인하 기대는 약화됐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97.84로 전장보다 0.22% 높아졌다.
다만,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큰 달러/위안 환율은 미중 무역합의 진전 소식에 0.29% 낮아진 7.0528위안에 거래됐다. 전반적인 글로벌 달러의 흐름과 상반된 모습을 보인 셈이다.
지난 주말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달러/원 환율 1개월물 역시 글로벌 달러 강세에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71.10원에 최종 호가됐다. 이는 지난 25일 현물환 종가(1,173.00원)보다 1.05원 하락(스와프 포인트 -0.85원 반영)한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였지만 달러/위안 환율은 미중 무역합의 기대에 떨어진 만큼 이날 달러/원 환율 역시 하락 압력 속에 1,170원선 지지 테스트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무역합의 낙관론에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약화됐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이번주 연준이 금리 동결을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달러가 지난 주말 강세 흐름을 보였지만 달러/원 환율은 달러/위안에 연동하며 장중 내내 1,170원선 하향 이탈을 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달러/원의 1,170원선 지지 또는 이탈은 위안화 고시 이후 달러/위안 흐름과 국내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개선 여부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이날 달러/원 레인지로 1,169~1,174원을 제시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합의 기대가 글로벌 위험 선호를 주도했다"며 "달러/위안 환율도 하락해 오늘 달러/원을 비롯한 아시아 통화는 위안화 움직임에 연동되며 강세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