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6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1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0.45원 오른 1,185.65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초 달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브렉시트 합의 가능성이 제기되며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내림세를 타다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인하를 결정하고, 홍콩 시위대 지지법안이 미 하원을 통과하며 달러/위안이 오르자 이에 맞춰 소폭이나마 상승폭을 늘려가고 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25%로 낮췄다. 통상 금리 인하는 달러/원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이날 미 하원은 홍콩의 인권 상황에 따라 홍콩에 대한 혜택을 축소하는 '홍콩 인권민주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중국이 보복을 언급하자 달러/위안은 한때 7.1위안선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 역외 '관망'에서 '롱'으로 포지션 전환
역외 시장참가자들은 한은이 금리 인하를 결정할 때만 해도 달러화 약세에 기대 포지션 설정을 미루고 있었다.
그러나 미 하원에서 홍콩 시위대 지지법안이 통과되고 달러/위안이 오름세를 보이자 역외는 조금씩 롱포지션을 늘려가고 있다. 규모 자체는 크지 않은 편이다.
역내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역외가 롱포지션을 계속해 쌓을 경우 역내도 이를 추종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어서 시장참가자들은 달러/위안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위안화 가치 하락이 확인되면서 달러/원이 위쪽으로 방향을 틀어잡았다"며 "하지만 역외가 공격적으로 달러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어 달러/원의 상승 또한 제한되는 양상이다"고 말했다.
미 하원의 홍콩 인권민주법 통과 후폭풍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측이 홍콩 인권민주법 통과에 따른 조치로 무역합의 훼손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 하원 조치에 즉각 내정간섭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은 미 의회 내부 사람들에게 홍콩 문제에 대한 간섭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무역갈등에 이어 정치갈등까지 미중 관계가 또다시 경색될 경우 달러/위안 뿐 아니라 달러/원도 다시 위쪽으로 열릴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중국이 홍콩 문제를 들고나와 무역합의 자체를 훼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달러/위안도 홍콩 사태 재점화를 이유로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급등 수준은 아니어서 달러/원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까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