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과 관련한 엇갈린 보도와 당국자들 발언이 나오고 있어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포지션 설정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밤 사이 유럽과 미국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 기대에 일제히 올랐다.
중국이 미국 제재 움직임에도 여전히 부분 합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보도와 함께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를 늦추기 위해 중국이 미 농산물 구매 확대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소식이 뒤따르면서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미국과 중국이 무역합의를 도출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밝히면서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그러나 역외 시장에서 원화는 오히려 달러 대비 약세를 이어갔다. 그간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도 있지만 미중 무역협상 비관론 쪽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지난밤 사이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현물환 종가(1,193.10원)보다 5.55원 상승한 1,197.85원(스와프포인트 -0.80원 반영)을 기록했다.
미국이 오는 10일(현지 시간)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앞두고 제재 대상 중국 기업 명단을 발표한 데다,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무역협상을 예정된 이틀이 아닌 하루만 진행한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며 원화 약세를 이끌었다. 이 때문에 달러/위안도 역외 시장에서 7.16위안선 위로 올라섰다.
예측 불가능한 미중 무역협상 재료에 따라 이날 서울환시 달러/원 역시 방향성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달러/원은 아래쪽보단 위쪽이 편해 보인다.
여하튼 달러/원은 달러/위안이나 코스피지수, 외국인 주식 매매 패턴 등을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방향성을 다져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참가자들 역시 위안화 고시와 이후 달러/위안 움직임을 확인하고 나서야 포지션 설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시장이 혼선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며 "협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낙관론과 비관론이 충돌하면서 달러/원의 변동성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는 낙관론보다 비관론이 우세한만큼 롱포지션 설정이 현 상황에서는 리스크를 헤지하는 방법이다"면서 "그러나 장중 계속해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한 뉴스에 주목하면서 탄력적으로 시장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달러/원 레인지로 1,197~1,202원을 제시했다.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이 다시 불거지면서 달러/원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그는 "이월 네고 유입과 당국 미세조정 경계 등으로 달러/원은 1,200원선 진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며 "특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기능성도 있기 때문에 당국은 시장 안정 차원에서라도 시장 개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