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에 더해 북한이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시험했을 가능성까지 나온 것이 달러/원 상승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2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4.40원 오른 1,203.40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 경기침체 우려는 제조업 활동 위축에서 비롯됐다.
1일(현지시간) 미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지난 9월 미 제조업지수(PMI)는 47.8로 전월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50.0을 예상했다.
이날 서울환시도 이러한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역외가 달러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 지수도 1% 넘게 하락하면서 달러/원은 한때 1,204원선을 넘나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소식도 달러/원 상승을 부추겼다.
■ 네고 물량 소화로 공급우위 장세 지속
월말 네고와 이월 네고 물량이 소화되면서 서울환시 수급은 수요 우위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달러/원 1,200원선에 몰려 있던 네고가 소화된 것 뿐만 아니라 수출 업체들이 물량 소진을 뒤로 미룬 것도 서울환시 수급을 수요 우위로 돌려 세우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달러 '팔자'는 없고 '사자'만 있다보니 달러/원의 상승 압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커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외환당국의 달러 공급 물량이 없다면 이날 서울환시 달러/원은 1,200원대 안착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북한까지 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더함에 따라 달러/원은 장중 내내 상승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은 북미 대화를 촉구하는 시위성 행동이지 판을 깨자는 의미는 아닌 거 같다"면서 "다만 역외는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포지션 플레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당국 실개입이 관전포인트
오후 서울환시 달러/원은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과 강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급 공백인 수급 상황에서 외환당국의 달러 공급이 이뤄진다면 달러/원은 장중 상승분을 어느 정도 반납할 가능성이 크다.
역외도 외환당국의 스무딩을 의식하고 오후에는 달러 매수 포지션을 설정하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의 경기 침체 이슈는 금리인하 정책과 연결되기 때문에 무조건 달러/원 상승 재료로 인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시장 분위기도 장 후반 달러/원의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그간 달러/원 1,200원선이 저항선으로써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해 온 만큼 당국도 현 레벨에서 달러화의 추가 상승이 달갑진 않을 것"이라며 "코스피가 장중 하락분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거나 달러화가 장 막판까지 1,203~1,204원에 머문다면 당국이 스무딩을 통해 종가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