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에도 번번이 1,200원대 진입에 실패했다.
이제 달러/원은 실물경제 둔화라는 악재를 맞닥뜨려 1,200원대 진입을 재차 노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수출부진에다 미국의 제조업 활동 둔화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9월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국의 실물 경기지표인 제조업지수(PMI)도 10년만에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미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지난 9월 미 제조업지수(PMI)는 47.8로 전월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50.0을 예상했다.
곳곳에서 경기둔화 시그널이 감지됨에 따라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 역시 약세 흐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도 전 거래일보다 4.60원(스와프포인트 -0.95원 반영) 오르며 1,202.65원에 최종 호가됐다.
실물경제 둔화는 서울환시 수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재료다. 따라서 이날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롱마인드 역시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의 개입 경계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낙관론 등에 따라 달러/원이 급등세를 연출하진 않겠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1,200원대 진입이후 추가 상승 정도는 어느 정도 열어 놓고 대응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글로벌 달러 강세 재료보다 실물경제 둔화 악재가 달러/원의 상승모멘텀을 좀 더 자극할 것으로 본다"면서 "달러/원 1,200원선에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네고 물량이 소화된다면 1,203~1,204원선 안착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오후장에는 종가 관리 차원에서 당국이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달러/원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달러/원 레인지로 1,200~1,206원을 제시했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심도 글로벌 위험선호 훼손을 쫓아 한층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는 역송금 경계와 더불어 역외 롱플레이 재료 소화되며 환율 상승압력 우위를 견인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