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30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70원 내린 1,196.20원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만에 하락이다.
이날 달러/원 개장 초 미중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달러 강세와 글로벌 주가 하락 우려 등이 겹치며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는가 했으나, 위안화 고시 이후 역내 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내 내림세로 전환됐다.
한때 1,203.60원까지 치솟던 달러/원은 중국의 경제지표 호조 소식에 달러/위안이 떨어지자 이에 순응하며 빠른 속도로 상승분을 반납했다.
달러/위안 하락은 차이신 구매관리자지수(PMI) 호조가 촉발했다.
이는 전월 기록이자 시장 예상치인 49.5를 웃도는 수치다.
달러/위안 지난 주말 7.15위안까지 올랐으나 이날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위안은 7.126위안선을 나타냈다.
역외는 달러/위안 하락에 맞춰 롱스탑에 가담하며 달러/원 하락을 이끌었다.
여기에 코스피지수까지 외국인 매수와 함께 오름폭을 확대한 것도 달러/원의 하락을 부추겼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주식 순매수로 돌아선 것은 3거래일 만이다.
■ 외환당국 개입 추정…롱심리 훼손
외환당국은 이날 달러/위안 하락에 맞춰 시장에 일정 규모의 달러 공급 물량을 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달러/위안 하락으로 시장 참가자들의 롱마인드가 약화된 상황에서 이날 당국의 스무딩은 실효성 측면에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달러/원의 하락은 달러/위안 약세와 코스피 상승 다른 요인도 컸지만, 당국의 스무딩 효과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그는 "다만, 서울환시 주변 환경은 달러/원 상승에 우호적인 만큼 당국의 개입이 없다면 달러/원은 이미 지난주 1,200원선 초반 안착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당국이 계속 시장 레벨을 틀어잡고 있으면 향후 어느 정도 부작용도 감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1일 전망…미중 무역협상 안갯속
이날 개장 초 달러/원의 상승은 미중 무역협상이 난기류를 탈 것이라는 시장의 불안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역외도 미중 무역분쟁 악재를 이유로 서울환시에서 달러 매수로 대응했다.
미중 무역분쟁은 미국이 자국 내 중국기업 투자를 제한하기 위해 중국기업들의 상장 폐지와 포트폴리오 투자 금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고조됐다. 이 때문에 글로벌 달러는 강세로 글로벌 증시는 하락한 것이다.
결국, 내달 미중 무역협상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러한 시장 불안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미중 무역협상 악재와 연결해 달러/원 상승에 베팅하는 것도 현 레벨에서는 여의치 않아 보인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당분간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은 내달 예정인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쏠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결국 무역협상 전 양국의 기 싸움은 어느 정보 불가피할 것이고, 이는 시장에 훈풍보단 삭풍을 가져올 것이 뻔하므로 시장도 어느 정도 내성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