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사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한층 고조된 데다 글로벌 달러 강세, 주식시장 하락 등 주요 가격 변수들도 달러/원 상승에 우호적인 환경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달러 강세가 눈에 띈다.
독일을 필두로 한 유로존 경제지표 부진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유로화 가치는 2년 반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로/달러는 27일(현지시간)1.0903달러까지 하락했다가, 기술적 반등으로 1,0938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글로벌 달러 강세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까지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어 이날 달러/원은 1,200원대 진입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미국이 자국 내 중국기업 투자를 제한하기 위해 중국기업들의 상장 폐지와 포트폴리오 투자 금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은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 고조뿐 아니라 글로벌 달러 강세와 주가지수 하락을 촉발했다.
따라서 1,200원대 쌓일 분기말 네고 물량 등 수급 부담과 함께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도 있지만, 서울환시 전반에 확산한 달러 선호 심리를 꺾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1,200원선 안착은 지난 주에 이미 일어나야 했던 일이다"며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당국 개입 경계심이 조금만 약화되더라도 이날 달러/원은 1,205원선 테스트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위안이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계속해 위쪽으로 방향을 틀어잡고 있어 달러/원의 동조도 불가피해진 상황이다"면서 "당국도 달러/원 상승이 가파른 속도로만 진행되지 않는다면 무리한 시장 개입은 자제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달러/원 레인지로 1,200~1,207원을 제시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 정부가 중국에 대한 금융압박을 동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함에 따라 오늘 달러/원은 상승압력 우위가 예상된다"며 "미국이 가진 최강의 무기인 금융제재가 G2 갈등의 전면에 부상하면서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은 다시 한 번 위축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위안화 약세와 더불어 달러 롱심리 회복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분기말 네고 물량과 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한 당국의 미세조정 경계는 달러/원 상단을 경직시킬 것"이라며 "달러/원 상단 빅피겨인 1,200원 위에서는 당국의 달러 공급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달러/원은 상승 압력속에 1,200원 초중반 중심 등락이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