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이날 내놓은 '금융안정 상황(2019년 9월)'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기업실적이 악화되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상승 전환하는 등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일부 저하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리스크 증대에도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능력, 외환부문의 지급능력 등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은 여전히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다만 예상치 못한 충격(tail risk) 발생에 대비해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충격의 파급경로를 재점검하는 등 조기경보 활동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중 신용시장을 보면 가계신용은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증가세 둔화가 이어졌으나, 기업신용은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됐다.
가계부채의 건전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나 최근 연체율이 완만하게 상승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기업 재무건전성도 부채비율 및 연체율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비교적 양호한 모습이지만, 국내외 경기 부진 등에 따른 실적 악화로 신용위험이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금년 들어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장기금리가 큰 폭 하락했고 주가도 대외 리스크 증대 등이 반영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주택매매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서울 등 일부 지역의 경우 7월 이후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관측했다.
최근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하락 및 경기 부진 등으로 지방 소재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다소 저하되고 있으나 금융기관 전반의 경영건전성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밝혔다.
올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유출입 변동성이 컸으나 대체로 순유입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주식자금이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5~8월중 순유출로 전환됐으나 채권자금은 차익거래유인 확대 등으로 순유입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금융기관의 복원력은 모든 업권에서 자본적정성 비율이 규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등 강건한 상태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다만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는 일부 금융기관의 경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외채 비중이 전년말보다 상승했으나 외환보유액 및 순대외채권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외환부문의 복원력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을 나타냈다고 소개했다.
한편 전반적인 금융안정 상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금융안정지수」는 2019년 3월 이후 상승하다가 8월(8.3, 잠정치) 들어 주의단계(8∼22)의 하한을 소폭 상회했다.
한은은 "이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경제주체의 심리 위축, 자산시장에서의 불확실성 증대 등에 주로 기인했다"고 언급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