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0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0.60원 오른 1,194.2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가는 1,191.10원이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양국 간 입장차가 여전하다는 점을 확인한 서울환시는 이날 역외를 중심으로 달러 매수 포지션을 조금씩 늘면서 공급 우위 장세로 기우는가 했으나, 고점 매도 성격의 네고와 역내 참가자들이 일부 숏커버 물량을 내놓으면서 대체로 수급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여러 이유가 겹치며 달러화도 전일 종가 수준(1,193.60원)에서 움직임이 제한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하락세다.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0730위안에 고시됐다.
■ 미중 무역협상 혼선
이날 서울환시는 미중 무역협상 관련 혼선된 시그널이 나오면서 개장 초부터 달러/원 향방을 가늠하기가 어려운 국면으로 전개됐다.
양국의 당국자들이 미중 협상 관련 서로에게 으름장 놓기를 재개하면서 시장 불안감이 고조되는가 했으나, 이내 미중이 다음 달 잠정 무역합의에 도달할 전망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불안감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여기에 더해 중국이 대출우대금리를 하향 조정하면서 달러/위안이 하락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는 점 역시 달러/원의 하락 압력을 더하고 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 시장참가자들이 롱플레이를 멈추고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미중 무역협상 이슈 뿐 아니라 달러/위안 하락도 역외 포지션 설정을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오후장…코스피·달러/위안 주목
오후 서울환시 달러/원 환율은 코스피 움직임과 달러/위안에 따라 방향성을 조금씩 잡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가 외국인 주식 순매수에 힘입어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상승 폭이 크지 않은 데다, 달러/위안 하락세도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로 극히 제한된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달러화 상승 시마다 등장하는 네고와 결제 수요가 충돌하고 있는 점도 달러화의 상단과 하단을 모두 경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아시아 통화 대부분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원화만이 보합권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원화가 글로벌달러 흐름보다 미중 무역협상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원은 오후에도 보합권 흐름에서 크게 벗어난 움직임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장 후반 코스피와 위안화 흐름을 반영해 변동성을 소폭 키울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