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상반기를 보냈다. 연초 다수의 임상 3상 파이프라인에 대한 결과발표가 예정돼있어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지만,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결과가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특히 신라젠의 임상중단, 한미약품의 기술 반환 등 임상 관련 악재 이외에도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사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대웅제약·메디톡스의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등 부정적 이슈가 계속되면서 바이오 업종 전반은 추락을 면치 못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바이오기업 200곳으로 구성된 코스피200 헬스케어 지수는 지난 10일 기준 1539로 지난해 말 2080 대비 26% 떨어진 상태다. 같은 기간 코스닥 제약 지수 또한 6672로 지난해 말 9011 대비 25.9% 하락했다.
다만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주가 낙폭 과대와 바이오주 내 불확실성 해소라는 반전 조짐이 보이면서 제약·바이오업종의 바닥장세 진단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초 대비 크게 하락했던 제약·바이오 지수가 점차 회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나올 수 있는 악재는 다 나왔을 것이라는 분위기다”라고 판단했다.
서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종목을 고를 때 보다 더 까다로운 기준들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본업의 성장이 확실시되는 기업과 기술수출 후 실적개선이 이뤄지는 회사가 더욱 안정적인 투자처로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임상 3상이 성공할 경우 시장에 빠르게 회복할 수 있지만, 부정적인 이슈는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며 “루머나 언론 보도만을 맹신하기보다는 정확한 데이터를 확인하고 까다롭게 접근하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시장에서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수행하고 있는 신약개발 대형주인 헬릭스미스의 일정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 연구원은 “헬릭스미스는 오는 23일~27일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며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나면 섹터의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임상 3상 실패라는 대형 악재를 경험한 시장에서는 이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면서 연구개발(R&D)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들이나 기술력이 탄탄하다고 평가받는 기업들 위주로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