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연구원은 "이탈리아 동맹당의 독주 체제가 공고해지고 있으며, 향후 이탈리아 채권시장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그는 "살비니 대표의 정책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2020년 예산안도 문제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동맹당의 세력 확장으로 분쟁은 더욱 격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 금리 변동성 확대와 함께 독일 등 유로존 내 주요 선진국 금리는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동맹당 대표는 오성운동과의 이견 차를 좁힐 수 없다면서 연정 해체를 선언했다.
살비니 대표는 조속히 유권자들에게 선택권을 주겠다고 밝히면서 조기총선을 예고한 상태다. 의회가 내각불신임을 결정하고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는 절차를 거쳐 총선이 치러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연정 해체의 계기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 여부"라며 "고속철도 건설 시 동맹당의 기반인 이탈리아 북부 지역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오성운동은 재정낭비와 환경파괴를 이유로 반대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살비니는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다며 고속도로 건설을 주장했다. 이외에도 오성운동은 그동안 동맹당 방식의 포퓰리즘 정책에 대해 종종 반대해왔으며, 이는 살비니 대표의 공격적인 재정정책을 일부 저지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동맹당은 반이민 정책을 통해 지지율을 압도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렸으며, 이미 오성운동이 아닌 다른 우파 정권과 연정을 구성하더라도 충분히 집권이 가능해진 상황"이라며 "연정 해체 및 조기총선 예고는 동맹당의 입지가 이미 확고해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동맹당은 강화된 입지를 바탕으로 EU와의 갈등이 예상되는 대규모 감세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보다 강하게 주장할 것"이라며 "실제로 살비니 대표는 그동안 경기가 위축된 시기에는 EU의 재정규율을 지킬 수 없다고 주장해왔으며, 2020년 예산안을 준비하면서도 대규모 감세 정책 없이는 협상하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감안하면 이탈리아의 재정불안 문제는 더욱 악화될 수 있으며, 2020년 예산안을 둘러싼 EU와의 갈등이 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