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일부터 일부 중국산 수입품 잔여분 3천억달러 어치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1일 밝혔다.
지난 6월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휴전합의에 도달한 이후 약 한 달 만의 일이다.
■ 미-중 强對强..미국 금리 트럼프 당선 이후 최저 수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시 주석이 미국에 진통제 수출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이번 관세 부과 조치가 그에 상응하는 보복임을 시사했다.
양국 무역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을 언급하면서 "솔직히 그가 충분히 신속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며 "중국이 무역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자국 통화를 절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관세부과 발표로 주가가 급락한 것과 관련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약간은 예상했다"고 말했다.
최근 미중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뉴욕 주가는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9월부터 관세 부과를 확대하면서 안전자산선호가 봇물을 이뤘다.
미국채 금리는 단숨에 1%대로 급락했다.
1일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1.92bp 급락한 1.8945%를 기록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0거래일 넘게 2.0%대에 머물렀으나 이날 1.9%마저 뚫고 내려간 것이다. 이 금리 수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전날 파월 의장이 매파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재차 봇물을 이루자 미국채2년물은 13.61bp 빠진 1.7300%를 기록했다.
■ 미-중 强對强 + 한-일 强對强..한국 금리 역대 최저치 타진
FOMC에서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적인 면모를 과시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여지없이 그를 비난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원한 대로 금리는 내려가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강화됐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트럼프의 플레이에 할 말이 안 나온다"면서 "파월이 버티자 금리 인하를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듯한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자신이 원하는 결과물을 기어이 얻어내는 트럼프의 능력에 감탄했다.
아무튼 미중 갈등 고조로 글로벌 경기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지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경제는 한일 '강대강' 대치가 경기에 미칠 여파에 대해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2일 각의를 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개정안은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이 서명하고 아베 총리가 연서한 뒤 공포절차를 거쳐 21일 후 시행된다. 8월 하순부터 한국의 일본 부품 수입이 까다로
워지는 것이다.
다만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는 금융시장의 다수가 예상하고 있었다. 전일 양국 외교수장들의 협상이 성과없이 끝난 뒤 이미 발표만 남은 상태였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발표 그 자체'는 이미 금융시장에 반영돼 있었기 때문에 이 재료에 따라 금융시장의 가격변수가 추가로 흔들리지는 않았다.
다만 향후 실제 일본이 조치를 가동할 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은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한일 양국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경우 일본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일본 각의의 의결 이후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이번 일본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 단호한 자세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일본의 공세가 더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이 오랜기간 준비해 자신들의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한국을 '타격'하고 있는 만큼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전날 조세영 외교부차관은 국외 외통위에 나와 "일본이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것 외에 여러가지 메뉴(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면서 "일본 내에선 한국이 비자를 까다롭게 할 수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인적 교류 제한은 심각한 조치"라고 말했다.
아무튼 이달 말 한국이 화이트국에서 빠지게 되면 반도체 관련 '3품목' 외에 1200개 가까운 품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조 차관은 "품목 가운데에선 대일 의존도가 높지 않은 것도 있고 대체 가능한 것도 있다"면서 "다만 적은 수치라도 우리 입장에선 상당한 불확실성이 초래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일본의 경제 제재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던 가운데 어떤 대응책이 나올지도 봐야 한다.
하지만 한국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은 한층 커진 모습이다. 미중 갈등만으로도 한국이 홍역을 치렀는데, 여기에 일본의 거친 공격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트라이할 기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채 금리가 2016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 금리는 역대 최저치를 노리고 있다.
■ 사상 최저치 눈독 들이는 금리..금리인하 기대감의 정도가 관건
국내 채권금리들이 사상 최저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사상최저인 1.25%로 내렸을 때 수준 근처로 금리들이 레벨을 낮추고 있으며, 일부 금리는 그 수준을 하향 돌파하고 있다.
2일 장중 국고3년 금리는 1.25% 내외를 기록 중이며, 국고10년 금리는 1.33%대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저수준 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를 내려도 경기 회복 기대감은 제한적인 상황이어서 만기물별 스프레드도 상당히 좁은 상황이다. 국고20년, 국고30년과 같은 초장기물 금리들도 1.3%를 간신히 넘는 상황이다.
레벨 부담을 거론하는 시각도 적지 않은 가운데 결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얼마나 강해질지가 관건이란 진단이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오늘은 숏의 손절로 흥분한 상태"라며 "현재 레벨에서 금리가 더 내려가는 것은 과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1%나 그 이하까지도 열려 있다고 보는 쪽에선 더 내려갈 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결국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내리느냐가 문제인데, 1%까지 기대할 수 있으면 여기서도 금리는 더 빠질 수 있다"면서 "결국 미래를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도 현재는 나쁘지 않지만 미래가 불안해서 금리를 내린 것이니, 추가 인하 기대도 커진 것"이라며 "결국 레벨도 큰 의미가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향후 금리인하 시점이 빨라지고 인하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점도 보인다. 향후 기준금리가 사상최저인 1.25% 아래인 1%까지 갈 수 있다는 시각들도 있다.
심지어 0%대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하면서 한국경제에 대한 희망을 버린 사람도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4분기 추가 금리인하 및 내년 초 인하를 베이스 시나리오로 보고 있으나 8월 금통위에서 전향적인 금리인하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경기전망이 시계제로인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의 8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일단 2시에 대통령 발표를 한 번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