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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50대 가장의 부동산 투자 논란에 대한 단상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3-31 11:56

▲ 김의석 부장

▲ 김의석 부장

[한국금융신문 김의석 기자] 지난주 세간을 시끄럽게 했던 청와대 김의겸 전 대변인(56세)의 서울 흑석동뉴타운 건물 매입 투기 논란 뉴스는 이제 50대 접어든 필자에겐 복잡 미묘하게 다가왔다.

한국 사회에서 50대 중후반대를 일컬어 흔히 '인생의 정점' 혹은 '인생의 전성기'라고 말하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직장 내에서는 어느덧 은퇴를 바라보는 시점이자 직장 밖에서는 부모 부양과 자녀 학자금, 자녀 결혼 비용 등 뭉칫돈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50대의 대표적 특징 가운데 하나를 꼽자면 어느 세대보다 부모와 자식들을 우선시해온 경향이 크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그러다 보니 정작 자신의 노후 준비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인지 50대 가장 직장인 필자는 ‘부동산 올인 투자’가 이런 라이프 사이클의 측면에서 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사회생활 30년간 무주택자였던 50대 중반의 가장 김의겸 전 대변인은 가지고 있는 모든 재산을 부동산 매입에 털어 넣었다. 때마침 중학교 교사로 30년 가까이 일했다는 아내도 명예퇴직해서 일시금을 받았고, 그도 신문사를 나오면서 받은 퇴직금이 있었다. 한창 부동산이 뜰 시기였으니 서울에서도 알짜배기라는 흑석동 재개발 건물은 50대 중반의 김 대변인에게 충분히 해볼 만한 베팅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평범한 직장인이 아닌 공직자, 하물며 대통령의 입인 청와대 대변인 이였기에 세간의 시선은 완전히 달랐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집값을 옥죄다시피 할 정도로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걸 잘 안다. 부동산을 지대추구(地代追求, Rent Seeking) 행위로 보는 진보진영 전통의 시각에 더해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하면서 종합부동산세 인상, 투기 과열지구 지정, 부동산 공급확대 등 할 수 있는 수단은 죄다 동원했다고 할 정도다. 과거 노무현 정부가 아파트값 폭등으로 치명상을 입었다는 트라우마도 크다.

그런 만큼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이 현직에 있으면서 고교동문 은행 지점장에게 거액을 빌려 흑석동 재개발 지역 부동산에 투자했다는 건 충격적이고 이율배반적이다. 과거 선비들의 청빈(淸貧)까지 거론하는 건 오버일지 몰라도 적어도 청와대 대변인쯤 되면 자기 정부의 정책방향과 어긋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시중에선 “청와대 대변인도 부동산 투기를 하는 판에 어떻게 투기를 막겠다는 거냐”는 냉소가 퍼지고 있다고 한다.

청와대와 내각은 이번 사태를 정권 내부의 안이함과 과도한 자신감을 경계하고 기강을 다잡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벌써 김 전 대변인의 이른바 ‘내로남불’ 논란에 기름을 부으면서 여권에선 “퍼펙트 스톰이 몰려오는 것 아니냐”라는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청문보고서 채택을 앞두고 있는 장관 후보자 7명에게 영향을 줄 수 도 있어서다.

일부 장관 후보자들이 수십억 원의 부동산 시세차익 의혹을 받고 있는 데다 전세 보증금을 올려 포르쉐 자동차를 모는 아들의 미국 유학비를 대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황제 유학’ 논란 등이 터져 나오면서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 공표한 인사 원칙에 어긋나거나 다수 국민의 눈높이에 걸맞지 않은 사람은 미리 인선 과정에서 배제하는 게 옳았을 것이다. 청와대가 오만에 빠진 건 아닌지, 인사 추천·검증 과정에 엄격함이 실종되고 온정주의가 스며든 게 아닌지, 가혹하리만치 엄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필자는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권과는 다르다는 말만 하지 말고, 그 다름을 국민이 느낄 수 있게 행동과 태도로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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