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제5차 정책토론회 참석자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은 발제에서 “넥슨 매각 뉴스가 나오자 어떤 사람들이 ‘김정주 대표가 게임 외 다른 분야 투자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기술 스타트업에게 큰 호재’라는 이야기를 한다. 이분들에게 이렇게 묻고싶다. 삼성전자가 중국 화웨이에 지분을 매각한다고 할 때도 환영할 수 있을까”라고 비판했다.
위정현 의장은 “한국 게임산업은 현재 이미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로 진입한 게 아니냐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작년 3분기 실적을 보면 게임회사 빅3(넥슨, 넷마블, 엔씨) 중 2개 기업(넷마블, 엔씨)이 매출 감소에 직면했다”며 “게임 대기업들이 동일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하고 신규 IP 생성을 잘 하지 않는 등 지극히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 의장은 “정부는 성장과 규제 정책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야 한다”며 “올해 5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게임을 질병코드로 지정하면 보건복지부가 이를 도입하려 할 텐데 질병 코드 도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정현 의장은 김정주닫기

토론자로 나선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매각 자체는 개인의 선택일 수 있는데 왜 사회적 이슈가 됐는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며 넥슨 매수 업체가 “텐센트는 아닐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텐센트는 중국 정부에서 견제하고 있기 때문에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적은 것 같다”며 “정체기를 벗어나려는 넥슨 재팬 등 일본 기업이나 텐센트를 따라잡으려는 다른 중국 기업이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한 게임 산업 규제에 대해서는 “사행성이 있는 게임에 대해서나 청소년 보호 조치는 필요하지만 모든 사용자들, 모든 게임을 구별하지 않고 규제를 지속하는 건 옳지 않다”라며 “질병코드 관련해서도 더 폭넓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모바일 게임에 셧다운제를 도입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시행되면) 중소 게임업체는 모두 사라지고 몇몇 소수의 대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대한민국만 가지고 있는 이런 규제들은 이번 정부에서만큼은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은 “게임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과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가 이번 매각 결정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제2, 제3의 넥슨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규제를 없애고 중소 게임업체를 살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류명 스노우파이프 실장은 이에 동의하며 “다음 세대가 자긍심을 가지고 게임을 서비스, 개발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업체 내에서도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학계와 정부에서도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명지대 교수는 “결론적으로 넥슨을 매수할 곳은 없을 것 같다”라며 △미디어 사업으로 눈을 돌린 디즈니는 더이상 게임업체 넥슨을 원하지 않을 것 △EA나 블리자드는 서구형 게임에 중점을 두고 있어 아시아 중심 넥슨 게임에 관심을 가지기 어려울 것 △텐센트나 넷위즈는 중국 게임 시장이 규제로 인해 얼어붙은 상황에서 한국 기업을 매수하기 힘들 것 등을 근거로 들었다.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주관으로 열린 이날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제5차 정책토론회에서는 국내 게임 1위 업체 넥슨의 해외 매각 추진 배경과 더불어 한국 게임산업의 현 상황과 대안을 분석하는 의견이 오갔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 김정수 명지대 교수, 류명 스노우파이프 실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김희연 기자 hyk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