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인내심과 유연성 강조한 파월..위험자산 기지개와 채권의 입지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1-07 11:22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인내심과 유연성 강조한 파월..위험자산 기지개와 채권의 입지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파월 연준 의장이 4일 통화정책을 빠르고 유연하게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파월은 특히 대차대조표 축소 정책이 문제가 된다면 이 역시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파월은 경제 상황에 따라 연준이 인내심을 보일 수 있다고 밝히면서 상당히 '비둘기파'적인 면모를 보였다.

지난 2015년과 2016년 각각 1차례, 2017년 3차례, 그리고 지난해 4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한 연준의 매파성이 최근 급속히 희석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파월은 대부분 주요 경제지표는 시장 우려와 달리 견조하며 새해에도 긍정적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도 의장 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 역시 공격적인 금리인상 자제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는 모습은 이어지고 있다.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금리 인상 전에 경제 평가에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밝히면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는 것을 확인하지 못한다면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금리 인상의 긴급함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올해 경제는 지난해와 비교 시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고용지표는 매우 양호하게 나왔다. 지난달 미 비농업부문 고용이 지난해 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두배 가까이 상회한 것이었다. 미 노동부는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계절조정치 기준 31만2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시장의 예상치 17만6000명 증가를 대폭 웃도는 것이었다. 이전 두 달 기록도 5만8000명이나 대폭 상향 수정됐다.

12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보다 11센트(0.4%) 증가한 27.48달러로, 예상치(0.3%)를 웃돌았다. 전년대비 상승률은 3.2%로 지난 2008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양호한 경제지표와 누그러진 중앙은행의 스탠스가 조합되자 나스닥지수가 4% 넘게 폭등하는 등 미국 주식시장은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 통화정책 긴축 강도가 완화된다는 신호에도 불구하고 미국 채권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모습을 보면서 채권금리가 10bp 이상 급등했다. 최근 금리인하 등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급부상하면서 채권가격이 랠리를 보인 데 따른 반작용 성격도 컸다.

■ 파월, 비둘기 면모 강화하다..커진 주식시장의 기대감

파월 의장은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에 참석해 "지난 2016년 금융 시장이 긴축됐을 당시처럼 정책을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날 고용지표 임금 상승률과 관련해 "임금 상승이 반드시 인플레이션을 일으킨다고 할 수는 없다. 인플레이션은 통제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평가했다.

파월이 주가 강세 분위기에 딴지를 걸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서 향후 '웨이트 앤 시' 스탠스를 강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물가가 통제된 상황에서 인내심 있게 경제 전개상황을 지켜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연준은 시장이 전하는 메시지에 민감하다. 통화정책은 미리 결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대차대조표 축소가 문제가 된다면 주저 없이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월이 BS축소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그의 발언은 상당히 도비시한 냄새를 풍겼다. 그의 발언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도비시했다는 쪽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파월은 전임 의장 버냉키, 옐런과의 대담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확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면서 "상충하는 금융 지표들에 대한 경계심을 표현했으며, 통화 정책에 있어 인내심을 언급하며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도 내비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 투자자들이 더 환호한 내용은 자산 축소 종료 가능성"이라고 밝혔다.

■ 파월, 말 바꾸기 지속했지만...

이런 가운데 연준이 최근까지 '말 바꾸기'를 지속하면서 시장에 혼선을 주기도 해 그 속내를 면밀히 봐야 한다고 지적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도 있었던 가운데 지금은 어찌됐든 통화긴축의 강도는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많다.

파월은 지난 해 10월 3일 '중립' 금리까지 갈 길이 멀다고 했으나 11월 28일엔 지금의 금리가 중립수준 '바로 밑'에 있다고 밝히면서 확 바뀐 모습을 보였다. 이후 12월 중순 FOMC에서는 매파적 발언을 내놓아 시장에 적지 않은 혼란을 줬다.

이 문제는 주변환경을 고려하면 이해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시장이 9월말 FOMC를 비둘기로 해석한 뒤 10월초 파월은 이를 적당히 견제했고 12월 FOMC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간접개입에 적당히 결기를 보일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학생이 공부를 하고 싶어도 엄마의 공부성화가 도를 넘으면 학생은 삐뚤어지고 싶은 법"이라며 "최근까지 이어졌던 파월의 오락가락 발언은 그런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새해 들어 달라진 트럼프의 면모는 고무적이다. 트럼프의 통화정책 개입 발언이 줄거나 부드러워졌고 중국과의 무역협상도 잘 진척되고 있음을 피력했다"면서 "이는 모두 미국 주가 폭락 덕분인데, 상당한 정책 불확실성의 해소"라고 풀이했다.

이런 상황에서 파월의 비둘기파 발언은 '진정성이 담긴' 면모를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 미국발 재료에 더해진 중국의 지준율 인하..국내 주식시장에 일정부분 안전판

미국 고용지표 '서프라이즈'와 파월의 발언으로 국내 주가지수도 속등했지만, 미국시장의 환호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의 긴축 스탠스가 누그러지고 중국 역시 지준율 인하 등을 발표하면서 위험자산이 비빌 언덕이 넓어지는 것 아니냐는 평가는 많은 편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5일 1월 15일과 1월 25일 두 번에 걸쳐 은행 지급준비율을 각각 50bp(총100b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형 금융기관 지준율은 1월 25일 이후 13.5%로 설정돼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중국인민은행은 이번 지준율 인하로 시중에 1.5조 위안 내외의 자금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는 지난 10월과 같이 1분기 MLF의 상환(1.1조 위안 상당) 자금으로 충당된다. 이번 지준율 인하는 그간 누증되어 온 중소, 영세기업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당국 노력 강화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인민은행은 지난 1월 3일, 지준율 인하의 대상이 되는 금융기관 요건 중 중소·영세기업의 크레딧 라인 하한 기준을 기존 500만 위안에서 1000만 위안으로 완화했다. 인민은행은 이를 "inclusive finance" 대상 확대라고 설명했다.

작년 12월 20일에는 중소기업 리파이낸싱 및 재할인 창구 한도를 1,000억 위안 추가 상향 조정(작년 6월과 10월 총 3,000억 위안 상향)함과 동시에 중소·영세·민영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중앙은행 유동성 창구인 TMLF (targeted medium-term loan facility, 기존 MLF대비 15bp 낮은 금리 적용)를 신설했다.

이 같은 점들이 적어도 대내외 경기 모멘텀 둔화로 우려가 큰 국내 주식시장을 방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도비시해진 발언과 중국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 결정은 각각 금융시장 불안의 실물경기 전이 가능성과 중소기업 자금난의 내수 하방 위험 가중을 감안한 행보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런 변화가 위험자산 가격의 추가 조정을 방어하는 요인은 될 수 있으나 아직 가격의 추세적 반등을 유발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다"면서 "Fed의 경우 추가 정책변화가 FOMC를 통해 공식화되는 지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며, 중국의 경우는 중소기업 자금사정 개선을 포함하여 경제의 체력 문제와 연관된 우려들이 완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경우 그간의 정책들이 일부 기업들의 자금난을 해소하는 데 미흡했고,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향후 6개월 지준율 200bp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 위험자산 안전판 마련 따른 국내 채권의 입지는?

미국 채권은 연준의 긴축 스탠스 변화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뛰자 큰폭의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11.33bp 급등한 2.6673%, 국채30년물 금리는 8.03bp 상승한 2.982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 수익률은 10.5bp 상승한 2.4876%, 국채5년물은 14.27bp 급반등한 2.4992%를 나타냈다.

주요 주가지수가 3~4%대의 급등세를 나타내자 금리도 크게 오른 것이다. 최근 미국 시장금리의 하락 속도가 상당히 빨랐기 측면 등도 금리 급등에 영향을 줬다.

아울러 그간 미국채 시장이 주식시장으로부터 반사익을 많이 누렸기 때문에 이를 되돌리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미국채 10년 금리는 2.8%로 되오를 수 있다"면서 "최근 미국시장에서 금리인하 기대가 형성된 것은 경기 여건에 대한 반영보다 주식과 채권간의 선호조정이 반영된 측면이 컸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미국 고용지표가 양호하게 나온 데서 알 수 있듯이 경기 상황은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를 지지하지 않는다. 다만 연준 차원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속도 조절이나 점도표의 추가적인 하향 기대가 유효한 만큼 금리가 오르더라도 그 폭은 제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무튼 주말 대외 재료를 통해 그간의 채권 강세가 과도했기 때문에 향후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들이 늘어났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나 금리인하 기대를 과도하게 선반영한 금리의 조정이 예상된다"면서 "국내시장에선 단기금리가 하락하면서 국고채 1년 이하 금리가 기준금리와 역전되고 국고채 3년과 기준 금리와의 격차도 5bp 이내로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주 국고채 3/10년 격차가 다소 확대됐지만 과거 한은의 금리인하 국면보다도 낮다. 하지만 펀더멘탈 부진에도 한은의 금융불균형 대응 입장을 고려하면 높은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지연 또는 중단이 아니라면 한은의 금리인하를 기대하기 어렵고 레벨 부담도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또 "지난 주말 파월 의장은 경제상황에 대응한 빠르고 유연한 정책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의 비둘기적 발언에도 고용지표 호조 등 미국 경제지표는 견조했고 임금상승에 따른 인플레 우려도 해소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한국 모두 채권 강세가 과도해 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채권 플레이어들 가운데엔 국내 채권이 조정을 받더라도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뿐이라는 진단들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미국 금리 급등에 비하면 오늘 국내 채권시장의 약세는 제한적"이라며 "국내의 경우 경기가 더 안 좋다. 여기에 수급이 좋고 대기매수 의지도 강해 밀리는 데 한계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 레벨 부담이 상존하고 있지만 어찌됐든 대내외 경기 모멘텀 둔화,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 전환 등은 향후 한은의 자세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