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들뿐 아니라 반도체 업체들도 공격적인 재고 축소에 돌입함에 따라 올 1분기 D램 및 낸드 평균판매단가(ASP) 하락률이 모두 10%대 중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러한 전망에 기반해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의 8조7000억원, 3조6000억원에서 8조원, 3조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최근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국내 경쟁사가 수요 부진 및 재고 증가에 따라 보유 재고를 빠르게 축소해 반도체 불황 기간을 단축하려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경우 단기적으로 현재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의 대폭 하락과 업계 실적 둔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수요 부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반도체 재고 물량을 판매하려면 대폭의 가격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송 연구원은 적극적 재고 축소 전략이 불황 및 주가 하락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송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재고를 축소하고 이를 받아주는 수요가 발생한다면 단기 반도체 가격과 업계 실적이 급락하는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불황 및 주가 하락 기간을 축소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반도체 업체들의 낮은 재고 수준은 고객들과의 가격 협상력을 향상시키고 고객들의 업황에 대한 센티멘트를 개선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당분간 업황 둔화가 지속될 전망이므로 SK하이닉스의 주가는 평균 밸류에이션 배수 이하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단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이 하이투자증권의 보수적인 전망치마저 하회하지 않는다면 주가가 5만원대 중반 미만까지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