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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총재의 신년인사..그리고 시장에 숨어 있는 금리인하 기대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1-0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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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이주열 한은 총재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는 연말에 배포한 신년사에서 "올해도 우리 경제가 2%대 중후반의 성장세를 보이고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1년만에 금리를 25bp 인상했지만 여전히 통화정책이 완화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같은 완화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금리인상 전에 보였던 금리정상화(인상) 의지는 많이 퇴색됐다.

앞으로는 경기와 물가 데이터, 금융안정 이슈 등 국내 경제 상황과 미국 연준의 행보를 주시하면서 금리를 결정할 것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경기와 물가 흐름 등 거시경제 상황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상황을 균형있게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금리 추가인상, 혹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인하 가능성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시장에선 미국 연준이 보다 데이터 디펜던트한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한 가운데 국내 역시 금리 추가 인상이 쉽지 않아 올해는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인식이 강한 편이다.

또 일각에선 이자율 시장의 강세 흐름을 중심에 놓고 인하 기대감을 거론하기도 한다.

■ 총재의...줄어든 금리정상화 의지

이 총재는 2일 신년에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 금리 인상이 올해로 종료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 한은도 금리를 인하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여러 전제를 바탕으로 얘기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 구체적인 답을 회피했다.

총재는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종료 시점에 한국은행이 어떻게 할 수 있다는 등 '전제조건'을 달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지난 해 금리를 올리기 전 총재가 내비쳤던 금리정상화 의지는 사그라든 모습을 보였다.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것이란 입장을 강화했다.

이 총재는 "올해도 경기, 금융안정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경기에 대한 우려를 하면서도 금융안정 문제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향후 생산이나 소비 지표 등 각종 경제지표를 본 뒤 상황을 판단할 것이란 입장이다.

잠재성장률을 다시 추정한 뒤 지금의 경기 흐름을 보다 정교하게 판단할 계획도 밝혔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8~2.9%이고 올해 예상되는 성장률은 2.7% 수준"이라며 "앞으로 추정을 다시 한 후에 잠재성장률을 다시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총재의...경기와 물가에 대한 우려

이 총재는 경기와 물가에 대해선 걱정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우선 물가에 대해선 전망치를 낮출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2일 "올해 물가 상승률이 예상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국제유가가 급락해서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0월 초 70불대 중반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작년말 45달러선까지 급락한 상태다.

국내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등 국제유가가 모두 급락한 가운데 한은 총재는 연초부터 소비자물가 전망치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입장을 보인 것이다.

특히 최근 물가 상승률이 다시 크게 둔화됐다. 지난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에 그쳤다. 9~11월 3개월간 2%대의 상승률을 나타냈으나 유가 급락 등으로 최근 물가 오름세가 크게 둔화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정책 당국 등의 예상을 밑돈 1.5%에 그쳤다.

아울러 유가 급락을 감안해 한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인 1.7%가 낮아질 수 있음을 거론한 것이다.

경기 전망에 대한 총재의 우려도 이어졌다.

이 총재는 "경기 호불호 상황을 주시해야 하기 때문에 늘 마음이 무거운데, 올해는 대외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아서 더욱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이 있는 듯 없는 듯 보조적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은 상황이지만, 현재로선 큰 역할이 요구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 총재의...높아진 미국 정책에 대한 관심

이 총재는 연준의 정책 변화가 큰 관심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은의 정책 역시 연준이 스탠스 변화에 적지 않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해 10월 정책금리가 여전히 중립 수준과 멀리 떨어져 있다고 했으나, 11월엔 중립수준 '바로 밑'이라면서 태도를 급격히 바꿨다.

연준이 2017년 3차례, 2018년 4차례 금리를 올렸지만 올해는 2번 정도로 인상 횟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이보다 더 큰 기대를 하기도 한다. 연준에 대한 한은의 관심 역시 지대하다.

이주열 총재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운용에 세계 관심이 집중되는데, 최근 연준 의장 발표는 덜 호키시한 것으로 해석됐다. 시장에선 미국이 올해 금리를 2번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 통화정책이 전세계 국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에 다수 국가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우리나라도 대내 경기상황과 함께 연준의 금리 움직임을 주시할 것" 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출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한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질 것이란 시선들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올해 연준의 금리인상 횟수 전망이 두 차례인데, 이 전망이 한 차례로 바뀔 수 있는 등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치가 둔화되는데 발맞춰 국내에선 한은의 금리인하 기대가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시장에 숨어 있는 금리인하 기대감

자료=코스콤 CHECK, 3시 현재 IRS 금리 상황

자료=코스콤 CHECK, 3시 현재 IRS 금리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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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총재의 신년사나 이날 한은 총재의 발언은 '도비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기와 물가에 대한 우려가 묻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초부터 외국인이 선물을 사고 있는 가운데 주가는 장중 낙폭을 확대했다.

다만 당장 금리인하가 가능하다고 보는 사람이 없어 시장 플레이어들이 매우 불편해 하기도 한다.

하지만 채권에 유리한 대내외 여건에다 수급마저 꼬여 있어서 장이 밀리기도 만만치 않다.

이날은 국고3년 금리와 기준금리의 거리가 다시 5bp 안 쪽으로 들어오고 커브가 더 누우려는 모습도 나타났다.

지금의 기세라면 조금이라도 밸류가 있는 상황이라면 채권을 사자는 움직임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도 많다. 다만 금리가 이미 너무 낮아 매수로 계속 매진하기도 곤란해 보인다.

스왑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감을 노출하는 듯한 가격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다 보니 현재 사람들이 부인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내심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보인다.

현재 CD금리가 1.93%지만, IRS 금리들을 이를 밑돌고 있다. IRS 금리는 상당 테너가 1.7%대의 금리를 보여주고 있으며, 10년 이상 구간마저 1.8% 전후의 금리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의 한 딜러는 "지금 스왑은 금리인하가 임박했을 때 보이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1년 테너가 CD언더 7~8bp를 보이고 3년 구간 등이 1.75% 수준"이라며 "어지간히 포지션들이 꼬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 이런 수준이면 스왑을 페이하고 채권을 사야 하는데, 페이하고 현물을 사자니 캐시가 나가 부담이 되고 선물로 당기니 고평이 계속 이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이런 상황은 역외의 뷰가 투영됐다고 볼 수도 있다. 현재 사람들이 부인하고 있지만, 프라이스만 보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다. 시장이 항상 오버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외국인은 사상 최대로 선물을 가져가고 있다. 결국 당분간 장이 재미 없을 수 있지만 장중 변동성이 상당히 클 수 있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금리 레벨 부담들은 크게 안고 있지만, 미국 통화당국이 국내 시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관측도 보인다. 한은이 미국 상황을 주시하는 가운데 미국 쪽의 상황변화를 기대하는 모습도 적지 않다.

지난 11월 8일 3.24%선까지 올랐던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 연말 2.6%대로 내려갔다.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미국채 금리가 56bp 급락한 가운데 미국 상황 역시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현재 연준이 올해 2차례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강하지만, 이자율 시장의 압박은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 대목이 국내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현재 우리 시장의 금리 레벨 자체는 버겁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동결 내지 국내의 인하 기대감 때문에 우리 시장에선 밀리면 사자가 계속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미국의 셧다운 문제 등이 해결되더라도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인식하면서 달려드는 쪽도 있을 것"이라며 "금리 하단이 막혀 있지만, 약해지기도 어려운 그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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