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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지주, IB 가속페달 밟을 시점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18-11-26 00:00

은행지주, IB 가속페달 밟을 시점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국내 금융그룹들이 앞다퉈 해외로 나가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에 매몰돼서는 안 됩니다.”

한 금융지주 IB(투자금융) 담당 임원은 “국내 금융사를 해외 딜(Deal) 실적으로 순위를 매기는 일은 시기상조”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직 국내 금융사 역량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는 말이 어느 정도 겸양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우물 안 개구리’라는 자성의 목소리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자 수익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금융지주들이 요즘 사활을 걸고 있는 게 바로 자본시장 부문 육성이다.

‘잘 키운’ 은행은 이제 잘 굴러가게 놔두고, 증권이나 자산운용 같은 계열사를 그룹의 캐시카우로 키워 새로운 비이자 수익처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실 국내 굴지의 대형 금융지주들도 흔히 은행지주로 일컬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만큼 전체 그룹 수익에서 막대한 비중을 은행 계열사가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은행이란 본래 이자 마진을 수익으로 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자 장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웠다.

“금융에는 삼성전자가 없다”는 말은 국내 금융사들이 리스크·심사 체계를 업그레이드 하고 상품 공급 밸류 체인과 글로벌 투자 역량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우리 금융그룹들이 글로벌 IB를 추격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대가가 필요하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해 2월 발간한 ‘은행그룹의 비용구조가 경영성과 미치는 영향’ 리포트를 보면, 글로벌 100대 은행 그룹의 CIR(영업이익경비율)은 지역 별로 봤을 때 북미지역이 64.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핵심 사업 부문이 자산운용이나 IB 등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바꿔말하면 국내 은행그룹의 경우 국내 시장에 영업 기반이 집중된 상업은행 모델로 분류되는 만큼 글로벌 IB보다 오히려 비용효율성에서 앞서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특히 글로벌 시장을 노크하며 노하우를 축적하는 게 IB 추격의 선행 과제로 꼽힌다.

금융그룹 한 IB 담당자는 “책상에 앉아서 해외 유수의 금융기관들이 우리를 찾아와 딜을 같이 검토하자고 기대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물리적 거점인 현지 IB데스크를 확대하면서 정보도 얻고 딜 참여 검토 대상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사 IB 부문 관계자도 “IB의 경우 글로벌로 나가지 않으면 해답을 얻기 어렵다는 게 금융그룹들 공통의 생각일 것”이라며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데 국내 시장만으로는 협소하고 경쟁도 치열해 확장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고군분투 속에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KB 등 주요 그룹은 은행·증권 등 계열사 IB그룹의 역량을 결집시키는 매트릭스 조직을 뿌리내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계열사간 장벽을 넘는 겸직 임원 총괄 체제도 운영되고 있다.

협업 체제를 통해 단일 계열사로서는 힘든 빅딜에 효과적으로 접근하고 의사결정도 신속하게 진행하며 트랙 레코드를 쌓아나가고 있다.

글로벌 거점시장에 IB인력을 파견하고 IB인재 육성에도 투자하고 있다. 예컨대 경력개발제도(CDP)에 IB를 포함하고 예비 IB전문가 양성과정을 운영하는 식이다.

궁극적으로 딜을 자체적으로 발굴하고 심사를 거쳐 딜 클로징까지 완결하는 패키지 딜이 글로벌 IB 리그 플레이어 종착역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 의견이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그야말로 ‘가시밭길’인 셈이다.

그럼에도 방향이 정해진 만큼 속도를 내서 뛸 일만 남은 것 같다. IB를 ‘아픈 손가락’으로 남기지 않기 위한 국내 은행그룹들의 가속페달 밟기를 기대해 본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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