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 경기 다소 둔화된 상황..산생 증가세도 완만한 수준 - KDI (종합)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경기는 다소 둔화된 상황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KDI는 '경제동향'을 통해 "10월 수출은 조업일수의 증가에 따라 큰 폭으로 확대됐으나 전반적인 흐름은 완만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KDI는 "추석연휴 이동의 영향이 없는 9~10월 평균 수출은 증가폭이 일부 축소됐다"면서 "9월에는 투자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계절 요인이 더해지며 내수 증가세는 비교적 큰 폭으로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추석연휴 이동으로 소매판매 증가폭이 크게 축소된 가운데 전반적인 소비의 개선 흐름도 완만해지고 있다"면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부진이 지속되면서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 산업생산 증가세 완만한 수준에 있는 것으로 평가

경기와 관련해 KDI는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조업일수 등의 일시적 요인을 감안하면 산업생산의 증가세는 완만한 수준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9월 전산업생산은 추석연휴 이동의 영향으로 광공업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4.8%의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15.4%)의 높은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조업일수 감소(4일)로 인해 전월(2.5%)의 증가에서 8.4% 감소로 전환됐다.

서비스업생산은 보건⋅사회복지(8.2%)가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도⋅소매업(-4.7%)이 감소로 전환되고 숙박⋅음식점업(-3.9%), 예술⋅스포츠⋅여가(-3.8%) 등에서 낮은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전월(1.7%)의 증가에서 1.4% 감소로 전환됐다.
건설업생산은 전월(-5.4%)에 이어 16.6% 감소하며 부진을 지속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9월 제조업 출하도 전월의 증가에서 큰 폭의 감소로 전환됐고 제조업 재고율은 전월에 이어 하락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제조업 출하는 내수출하(0.1%→-12.7%)와 수출출하(2.0%→-3.9%) 모두 감소하면서 전월(0.8%)의 증가에서 9.0% 감소로 전환됐다.

제조업 재고율은 계절조정 전월대비로 재고지수가 출하지수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전월(107.2%)보다 소폭 하락한 106.7%를 기록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전월(99.4)보다 낮은 99.2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98.9)보다 하락한 98.6을 기록했다.

KDI는 "소매판매액이 일시적인 요인으로 큰 폭 하락한 가운데 전반적인 소비 개선 흐름도 완만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9월 소매판매액은 내구재를 중심으로 증가폭(0.5%)이 전월(5.9%)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내구재는 승용차의 부진으로 전월(9.5%)의 증가에서 큰 폭의 감소(-9.4%)로 전환됐으며 비내구재도 전월(3.9%)에 비해 부진한 1.9% 증가에 그쳤다.

KDI는 "추석 이동효과 등 일시적 요인을 고려하면 소매판매의 개선 흐름은 점진적으로 완만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준내구재는 8.7% 증가하며 전월(6.7%)에 비해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다.

KDI는 "서비스업생산은 전월(1.7%)의 증가에서 1.4%의 감소로 전환되면서 서비스 소비의 개선이 미약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민간소비와 관련이 높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은 각각 4.7%, 3.9%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여행수지가 전년동월(13.1억달러 적자)에 비해 적자폭이 축소된 11.3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순해외소비도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0.2)에 비해 0.7p 하락한 99.5를 기록하며 기준치(100)를 소폭 하회한 바 있다.

KDI는 "설비투자는 기계류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9월 설비투자는 추석연휴 이동으로 인해 조업일수가 줄어들면서 전월(-11.3%)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19.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계류는 전월(-18.4%)에 이어 19.6% 감소하며 부진을 지속했고 운송장비 또한 전월(8.5%)의 증가에서 큰 폭의 감소(-18.4%)로 전환됐다.

KDI는 다만 "10월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의 감소폭이 축소되고 수송기계를 중심으로 기계류 수입액이 증가하면서 설비투자의 감소폭이 축소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9월 특수산업용기계 수주액은 7~8월 평균(0.0%)보다 높은 9.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10월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은 감소폭(-5.0%)이 전월(-16.3%)에 비해 축소됐으며 기계류 수입액도 항공기 등 수송기계 수입액이 증가하면서 전월(-18.1%)보다 높은 28.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KDI는 "다만 10월 설비투자 선행지표는 조업일수 증가(전월의 4일 감소에서 5일 증가로 전환)의 영향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건설투자는 건설기성은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저효과가 더해지면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9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부문과 토목부문 모두 부진한 가운데 기저효과로 인해 전월(-5.4%)에 비해 감소폭(-16.6%)이 크게 확대됐다.

건축부문이 비주거부문을 중심으로 전월(-6.4%)에 이어 14.0% 감소했고 토목부문도 24.2%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는 토목부문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건축부문이 크게 감소함에 따라 -6.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토목수주가 도로교량, 기계설비 등을 중심으로 큰 폭의 증가율(101.3%)을 기록했으나 건축수주가 주택(-22.1%), 공장 및 창고(-23.2%) 등을 중심으로 26.4% 감소했다.

KDI는 "주택인허가가 줄어드는 가운데 주택착공도 감소함에 따라 당분간 주거건축의 감소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1~9월의 주택인허가가 전년동기간대비 17.3% 감소했으며 주택착공도 7.8% 줄어들었다.

KDI는 "수출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증가세는 다소 완만해졌다"고 밝혔다.

10월 수출은 22.7% 증가하며 전월(-8.2%)의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됐으나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은 전월(8.5%)보다 낮은 –1.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추석연휴 이동의 영향이 없는 9~10월 수출은 전년동기간대비 5.7% 증가하여 8월(8.7%)보다 증가폭이 다소 축소됐다.

품목별로 반도체(22.2%)와 석유화학(42.9%), 일반기계(51.7%)가 높은 증가세를 기록한 가운데 선박(-55.0%)과 무선통신기기(-18.2%)는 부진이 지속됐다.

KDI는 "8월 세계교역량의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OECD 선행지수는 기준치를 하회하며 대외 여건은 악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수입은 주요 에너지자원을 중심으로 전월(-1.6%)의 감소에서 27.9%의 증가로 전환됐다.

주요 에너지자원이 53.0%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소비재와 중간재는 각각 32.4%, 25.5%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전년동월(69.3억달러)보다 다소 감소한 65.5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9월 중 교역조건은 전월(–9.1%)에 비해 하락폭이 축소된 7.8% 악화를 나타냈다.

노동시장은 제조업과 상용직을 중심으로 고용부진이 일부 개선되면서 전월에 비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다소 확대됐다.

9월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4.5만명(0.2%)이 증가해 전월(0.3만명, 0.0%)에 비해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다.

산업별로는 제조업(-10.5만명→-4.2만명)의 취업자 수 감소폭이 상용직을 중심으로 축소됐고 서비스업에서는 일부 업종의 고용부진 심화에도 불구하고 추석의 긍정적 효과로 취업자 수 감소폭(-3.2만명)이 유지됐다. 건설업(5.3만명→4.5만명)에서는 증가폭이 축소됐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직(27.8만명→33.0만명)과 일용직(-5.2만명→-2.4만명)은 개선된 가운데 임시직(-18.7만명→-19.0만명)은 전월과 유사했으며 자영업자(-5.3만명→-8.3만명)의 감소폭은 확대됐다.

계절조정 고용률(60.4%→60.6%)은 전월대비 0.2%p 상승했고 실업률(4.2%→4.0%)은 전월대비 0.2%p 하락했다.

청년층(15~29세)의 계절조정 실업률(10.7%→9.6%)도 전월보다 하락했다.

8월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에서 상용근로자 전체 임금은 전년동월대비 4.7% 상승했고 임시⋅일용 근로자 전체 임금은 5.7% 올랐다.

물가는 10월 소비자물가는 공급 측 요인에 주로 기인해 전월(1.9%)과 유사한 2.0% 상승한 반면, 근원물가는 1.1%의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상품물가는 농축수산물가격(7.1%→8.1%)과 공업제품가격(1.9%→2.0%)의 상승폭이 확대되며 전월(2.6%)보다 높은 2.8% 상승했다.

농축수산물가격은 농산물가격(12.0%→14.1%)의 상승을 중심으로 전월(7.1%)보다 상승세가 확대된 8.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업제품가격은 석유류가격(10.7%→11.8%)의 상승폭 확대 등으로 전월(1.9%)보다 상승세가 소폭 확대된 2.0% 상승했다. 전기⋅수도⋅가스는 하락세가 소폭 확대(-1.8%→-1.9%)됐다.

서비스물가는 개인서비스물가가 하락해 상승세가 소폭 하락(1.4%→1.3%)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물가는 전월(1.2%)보다 낮은 1.1%의 상승률을 보였다.
아파트 매매가격(전월대비 0.14%)은 전월(0.30%)보다 상승폭이 축소된 반면 전세가격(-0.06%)은 전월(-0.13%)보다 하락폭이 축소됐다.

KDI는 "금융시장은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크게 하락했으나 금리와 환율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세계경제에 대해선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에서 경기 개선 흐름이 점차 완만해지고 있으며, 선진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도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이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세계경제가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산업생산과 교역량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경기 개선이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또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과 중국 등에서 경기둔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정치적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어 세계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점차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