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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회장, 취임 1년 기준과 원칙 지켰다

박경배 기자

pkb@

기사입력 : 2018-09-10 00:00

투명한 절차 따라 구조조정 진행

“유연한 전략으로 실리얻어”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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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7월 여의도 본점 대강당에서 ‘우리들의 고민과 미래”라는 주제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CEO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7월 여의도 본점 대강당에서 ‘우리들의 고민과 미래”라는 주제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CEO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금융신문 박경배 기자]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KDB산업은행 회장이 오는 11일 취임 1주년을 맞이한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이래 이 회장은 쉴틈없이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휘해왔다. 취임식에서 이 회장은 “기준과 원칙을 지키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며 구조조정의 판단기준은 대상 기업이 살아날 수 있느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가 가장 약한 나라다. 우리나라는 산업자본이 은행만 소유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외국은 법은 없더라도 금융 관행이나 금융감독당국의 정책으로 금산분리 원칙을 훨씬 잘 지키고 있다”

과거 한국금융연구원장과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시절에도 그랬다. 이 회장은 재계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금산분리 완화 또는 폐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자신의 원칙과 소신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이 회장은 언제나 원칙을 강조했었다.

◇ 독자생존 원칙의 구조조정 전문가

‘독자생존’. 금융업계에서 ‘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나 있는 이 회장의 구조조정 원칙이다.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던 금호타이어는 이 회장의 원칙주의가 실질적으로 적용된 첫 사례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된 것도 이 회장의 ‘독자생존 원칙’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박삼구닫기박삼구기사 모아보기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이러한 원칙을 강조하며 우선매수권 포기와 ‘금호’상표권의 무상사용허가도 얻어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이 독자생존하기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도 향후 홀로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생존을 확실하게 뒷받침할 새 투자자를 찾는 쪽으로 선회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매각을 반대했지만 이 회장은 굽히지 않았다.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관계자들과 만나면서도 더블스타 매각에 동의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설득을 이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노조는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을 수용했다.

STX조선해양의 사례에서도 이 회장은 이 원칙을 굽히지 않았다.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고정 비용을 감축하는 과정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이동걸 회장은 STX조선 구조조정 방침에 대해 “산업은행은 회사가 고강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 끌고 갈 능력이 안 된다”고 여러 차례 밝혔었다.

STX조선해양은 정부와 채권단이 주관하고 삼정KPMG회계법인이 실시한 산업경쟁력 컨설팅에서 생산직 노동자 500여명을 감원해야 한다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노조의 반발은 거셌다. 산은이 정한 노사확약서 제출 데드라인(2018년 4월 9일) 하루 전까지 희망퇴직 또는 아웃소싱을 신청한 인원은 144명에 불과했다. 정부가 제시한 자구책에는 한참 못 미쳤다.

그래도 이동걸 회장은 끝까지 원칙을 내세웠다. 기업의 근본적인 원가 구조 개선노력이 미흡하면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은은 STX조선해양이 데드라인까지 노사확약서를 제출하지 못하자 구체적인 법정관리 신청 절차에 돌입했다. 이런 산은의 방침에 위기감을 느낀 STX조선해양 노사는 데드라인을 하루 넘기고 가까스로 타결에 성공했다. 산은은 이를 수용했고 STX조선의 구조조정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 유연해진 구조조정 원칙

이 회장의 구조조정 원칙은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는 한층 유연해진다. 특히 강성노조와 외국자본 등이 영향으로 찾기 어려웠던 한국GM의 경우가 그렇다.

업계에 따르면 GM이 한국 정부를 만날 때 들고 간 문서 제목이 ‘viable plan(독자생존 계획)’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GM이 내민 계획은 ‘철수계획’과 같았다.

GM이 독자적으로 생존하겠다는 계획이 아니라 한국 정부의 특혜와 한국GM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을 때만 한국에 남겠다는 것이었다. 법인세와 관세 혜택을 달라며 GM이 제출한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신청서’에는 고용인원을 1만7000명에서 1만1000명으로 줄이고 연간 생산량을 50만 대에서 30만 대로 축소하고 5년간 신규 채용인원은 비정규직 단 7명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럼에도 산업은행은 한국GM에 8000억원을 투입했다. 이 회장은 한국GM으로의 자금 투입과 관련해 GM과 산은이 똑같은 조건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실상은 산은이 투자하기로 한 7억5000만달러 전액을 신규 자금으로 채울 때 GM은 투입하기로 한 총 36억달러 중 28억달러를 대출금 출자전환으로 구성했다.

산업은행은 이와 같은 출자 계획이 비토권(거부권)을 지키기 위한 출자계획이라고 말한다. 한국GM은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 가결 요건을 ‘보통주 85% 찬성’으로 했다. 산은의 지분율인 17%를 지켜 비토권을 지켜내려면 산은은 전액 신규 자금 출자로 지원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확보한 비토권으로 산은은 한국GM이 추진하고 있는 ‘R&D 전담 법인’ 설립을 막을 수 없다.

산업은행의 비토권은 영업의 양도나 합병 등의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을 거부할 권한과 전체 자산의 20%를 넘어서는 자산의 매각·양도·취득을 거부할 권한 등이었기 때문이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8월 31일부터 산업은행에게 비토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하며 산업은행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산은은 어찌할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한국GM의 신설 법인 설립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생산을 담당하는 법인과 연구개발을 할 법인을 분리해 노동력이 많이 투입되는 생산법인은 철수하고 연구개발 법인만 남기려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에 노조는 한국GM의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비토권을 행사해 달라고 산은측에 요구하고 있지만 산은은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편 산업은행은 올 상반기 520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전년동기대비 그 규모가 큰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20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9%(7527억원)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자이익도 6365억원을 기록하며 8.6%감소했다.

박경배 기자 pkb@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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