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머징 통화와 주가들이 연일 급락, 터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가운데 블룸버그가 이날 기사에서 “터키 위기의 아시아 전염 가능성은 작다”고 보도했다.
주지의 사실이 듯 아시아 국가들은 1997년 외환위기의 상흔을 간직하고 있다. 당시 인도네시아는 자국 통화인 루피아 가치가 폭락하면서 국내총생산 대비 부채비율이 무려 170%로 불어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외국인들은 아시아 시장을 두고 전혀 패닉 양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들에게 아시아 시장은 매력적으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지난주 공개된 터키 자본 유출입 자료를 보면 지속적 리라화 약세에도 최근 외국인들이 패닉 양상의 리라화 매도세를 주도했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10일 전까지 리라화 가치는 연초 대비 31%나 낮아진 바 있다.
이를 두고 HSBC는 외국인들이 오래 전에 터키 자산에 흥미를 잃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채권매입 규모를 줄이겠다고 시사해 '테이퍼 발작'이 나타났던 지난 2013년, 다른 이머징 시장과 마찬가지로 터키에서도 해외 자본이 대거 이탈했다. 이후 인도네시아 등은 해외 자본 유입액이 다시 늘었지만 터키는 줄곧 외국인들에게 외면당해왔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아시아 시장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물가급등·통화약세에도 금리인상을 꺼려온 터키와 달리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아시아 경상수지 적자국들은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높이고 있다. 두 나라의 올해 누적 인상폭은 1%포인트에 달한다. 모간스탠리는 필리핀이 오는 9월 금리를 0.5%포인트 추가로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적극적 금리인상 행보 덕분에 이머징 시장이 혼란을 겪은 지난 한달 동안 두 나라 주가는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도네시아 주가는 1% 하락에 그쳤고 필리핀 주가는 3.4%나 상승했다.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그 나라는 글로벌 투자자의 레이더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 아시아 국가들이 금리인상에 따른 고통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다행이라 여기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판단했다.
장안나 기자 godbless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