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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대책] 무인주문기로 맞서는 외식업계

신미진 기자

mjshin@

기사입력 : 2018-08-13 00:00

KFC·버거킹 전 직영 매장 도입 추진
국내 키오스크 시장 연평균 14%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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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 생과일주스 전문점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하는 A(24·여) 씨는 올해 초부터 5평짜리 매장에서 혼자 근무한다. 주문을 담당하던 동료 직원이 그만 뒀지만 사장님이 신규 채용대신 무인주문기를 들였기 때문이다. 손님이 밀려드는 점심 시간에도 동료의 빈자리는 느껴지지 않는다.

# 서울 용산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B(30·남) 씨는 회사 근처 우동 프랜차이즈집 단골이다. 우동집을 찾기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다 돼가지만 직원들과 대화를 나눠본 기억이 없다. 매장 내 비치된 무인주문기로 주문하고 식기를 지정된 곳에 반납하기만 하면 그만이다.

패스트푸드점과 커피전문점 등 국내 외식업계의 무인주문기 도입이 활발하다. 2년 연속 10%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여기에 접촉을 꺼리는 언택트(Un-tact) 문화가 확산되면서 무인화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국내 무인주문기(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2500억원대로 연 평균 1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선 아마존의 무인 마트 ‘아마존 고’의 탄생으로 단순 보조업무를 넘어 인간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무인주문기 확산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점주가 찾는 ‘키오스크’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햄버거 프랜차이즈 KFC는 연내 국내 전체 매장에 무인주문기(키오스크)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201개 매장 중 절반 가량에 키오스크 설치를 완료했다. 버거킹 역시 연내 전 직영 매장(212곳)을 대상으로 키오스크를 도입할 계획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중 가장 먼저 무인주문기를 도입한 롯데리아의 경우 총 1350개 매장 중 810개 점포에서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직영매장 140곳에는 모두 키오스크가 설치 됐으며, 가맹점의 경우 1210개 중 55%에 해당하는 670개 매장에 설치됐다.

키오스크 설치를 원하는 가맹점주는 가맹 본사를 통해 기계를 구입한다. 가맹 본부는 공동 입찰 등을 통해서 가장 저렴한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휴게소 등 특수 매장을 제외할 경우 키오스크 도입률은 70~80%대에 달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패스드푸드점인 햄버거 프랜차이즈업계가 키오스크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버거킹에 따르면 키오스크를 도입한 매장의 시간당 고객 주문 건수는 비도입 매장에 비해 30%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이유는 최근 2년간 29% 인상된 최저임금 때문으로 해석된다. 늘어난 인건비 부담에 신규 채용보다는 기존 인력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가령 주문 담당 인원을 제조 인력에 배치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선 키오스크 설치가 필수적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키오스크 1대 당 300~70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점원 1인의 3~6개월분 임금으로 36~60개월의 내용연수를 가진 키오스크를 도입할 수 있다”며 “단순 계산으로 동일 인건비대비 12배 수준의 비용 효율성을 지닌 것”이라고 분석했다.

◇ 키오스크 제조업체도 ‘방긋’

무인화 바람이 거세지면서 키오스크 관련 시장도 활황을 맞았다.

과거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그쳤던 키오스크 활용이 영화관 티켓발매기, 무인 주차장 등에 이어 각종 외식업계로 번지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 키오스크 시장은 25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2006년 600억원에 불과했던 시장은 2013년 180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연평균 13.9%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키오스크 시장 규모 역시 지난해 220억 달러에서 2023년 310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유가증권시장(KOSPI)에 상장된 대표적인 무인자동화기기 전문업체인 한국전자금융의 용역·상품매출은 2015년 1422억원, 2016년 1381억원, 지난해 1642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한국전자금융 측은 “무인 식권 발매기 등 무인자동화기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시장 규모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인주문기 업체 트로스시스템즈 측은 올해 매출액이 전년(30억원) 대비 2배 성장한 6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로스시스템즈는 KFC·버거킹·쥬씨 등 대형 프랜차이즈업체와 키오스크 유통 계약을 체결해 운영 중이다. 프로그램 개발부터 설치, AS 등까지 담당한다.

트로스시스템즈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이 가속화된 지난해부터 상담 문의가 기존대비 두 배 가량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기존 4명으로 운영되던 설치 인력을 올해 5월 경 2명 정도 더 채용했고 앞으로도 인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무인화 열풍에 일각에선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CB 인사이트(CB insight)는 향후 5~10년 안에 자동화로 인해 10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며, 이 중 요시라와 서빙 종사자의 일자리는 430만 개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알바연대·노조 관계자는 “키오스크 도입으로 전체 주문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일자리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면서도 “이 같은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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