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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정부 챙길건 챙겨야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7-16 00:00

▲사진: 유명환 기자

▲사진: 유명환 기자

[한국금융신문 유명환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미국 대통령이 대중 수입의 절반에 달하는 2000억 달러(약 223조 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대해 중국 역시 강경 대응에 나섰다. 중국은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659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정부가 대책마련에 미온적인 반면 관련업계는 불안에 휩싸였다. 어느 한 쪽이라도 자칫 눈 밖에 났다가는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다. 양 국가에 한국이 수출하는 비중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은 중국에 1421억달러(전체 수출의 24.8%), 미국에 686억달러(12.0%)를 수출해 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36.8%에 달했다.

올 들어서도 5월까지 누계기준으로 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합해서 37.9%(중국 26.5%, 미국 11.4%)에 달했다.

한국 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우 80% 정도가 중간재로, 중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 등 다른 나라로 수출하고 있다.

이번 무역전쟁으로 양대 수출국의 교역이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부품·트럭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국가안보 침해 여부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57억 달러, 자동차부품 수풀액은 40억 달러로 미국시장에서 각각 5위와 6위를 차지한다. 최고 25%에 달하는 관세 폭탄이 현실화될 경우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자동차 업계가 큰 타격을 받아 협력 업체들과 지역 경제까지 줄줄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무역협회는 자동차 업계를 대변하는 의견서에서 “한국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국가가 아니라 오히려 미국산 자동차의 유망 잠재 수출시장이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로 미국산 자동차에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며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가 취해지더라도 한국은 조치대상에서 면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 맏형인 현대차도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차 안보영향 조사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서 현대차는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현대차의 미국 공장 생산비용이 연간 약 1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경우 수익성이 악화하고 차량 판매가 감소해 미국 내 현대차 관련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팔리는 현대차 차량의 절반 가까이가 현지에서 만들어지는데, 생산비용이 늘면 차량 가격이 인상되고 결국 판매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기아차도 미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기아차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3분의 1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미국 내 협력사와 함께 직접 고용한 인력은 2만5000여명, 775개 대리점을 통해 간접 고용한 인력은 3만8000여명이다.

기아차는 또 지금까지 미국에 77억 달러를 투자했고 앞으로 수십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 있다면서 수입차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이 계획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기아차는 또 최근 미국 내 판매가 줄었을 뿐 아니라 미국 자동차업체들과 주력 차종이 달라 미국 안보를 저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업들이 앞 다퉈 미국 행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동안 우리나라 정부는 뒷짐만 지고 선 모양새다.

정부는 “자동차 산업의 복잡한 글로벌 밸류 체인을 감안할 때, 관세 부과 등의 조치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미국 내 일자리 감소,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 증가로 미국 경제 후생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서를 미 상무부에 내는 데 그쳤다.

그러는 사이 기업들은 속이 타들어 간다. 중국과 미국은 무역전쟁까지 불사한 까닭이 무엇인가? 자국 기업 보호를 최우선에 두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파장은 우리 경제의 근간을 위협할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보신주의에 사로잡혀 기업 보호 의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선거를 거치면서 민생과 경제를 챙기겠다던 정부·여당의 다짐이 거짓이 아니라면 실효성 있는 대응전략을 세우고 민과 관이 함께 태개책 마련에 나설 수 있도록 지금 당장 나서야 할 때다.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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