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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카드수수료 정책 개선 시급

편집국

기사입력 : 2018-07-09 00:00

영세 가맹점 시장지위 향상 정책 필요
집단 소송제 불공정 수수료 결정 억제

▲사진: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사진: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올해도 어김없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여부를 놓고, 정부, 업계, 영세 가맹점들간의 날선 공방이 한창이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내년 초부터 적용될 가맹점 수수료의 적격비용 산정을 주관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3년마다 가맹점 수수료 원가를 재산정하는 연례과정인 셈이다. 적격비용은 카드회사가 신용카드 사업을 유지하는데 드는 원가로서,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마케팅비용 등의 항목을 반영하여 산정한다.

그런데,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맹점 수수료율 상한제 인하 조치와 정률제 시행안을 살펴보면, 과연 적격비용 산정을 거쳐 수수료율이 인상될 수도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비록 지난 2015년부터 저금리기조가 이어졌지만, 2017년 들어 카드사들이 발행하는 카드채 발행금리가 이전년도에 비해 상승하는 등 조달금리 상승이 이루어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대손준비금 적립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는 등 위험관리비용 증가가 현실화되고 있다.

금융감독규정에서 요구하는 충당금 적립률이 IFRS의 대손충당금을 상회함에 따라, 해당 차액만큼 미처분 이익잉여금 범위내에서 대손준비금을 쌓아야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전업계 카드사들의 판매관리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마케팅 비용의 증가세도 뚜렷하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가능성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이슈가 정치권 포퓰리즘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수료율 인하를 예고하는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앞서 언급한대로 금년 하반기부터 VAN 수수료 부과방식이 소액결제일수록 낮은 수수료율이 부과되는 정률제로 변경된다. 그런데 해당 정책은 주로 영세가맹점들과 같은 소액결제 업종의 수수료율 인하를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또한, 영세가맹점에서 1만원이하 소액카드 결제시 수수료를 면제하는 법안도 국회상정중이다.

문제는 우대가맹점 수수료율을 금융위원회가 결정하는 데 있다. 적격비용 산정과정에 정부가 참여하는 점도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가격은 비즈니스 이해관계자간의 공정한 협상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련의 정부 개입은 영세가맹점이 충분한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영세가맹점들의 시장지위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 이미 미국, 영국 등 신용카드 선진국들의 경우 금융개혁법, 소비자권리법에 근거하여 수수료율 결정과정에서의 독점적 행태를 규제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집단소송에 대해 명시적으로 효력 제외 신고를 하지 않은 이상 모든 피해자들에게 판결효력이 미치게끔 하는 간편 집단소송제 도입을 통해 수수료율 결정의 독점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도 지난 2005년 1월 도입된 집단소송법이 시행중이나, 집단소송 제기 대상을 주권상장법인이 발행한 증권거래로 인한 피해로만 국한한다. 더욱이 집단소송 제기를 위해서 법원의 허가가 요구되는 등 절차상 번거로움도 상존한다.

이로써, 정부는 주요 정책규제의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즉, 우대수수료율을 결정하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영세가맹점들의 시장지위 개선을 위한 정책개선에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2가지 정책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현행 증권거래로 인한 피해에 한정된 집단소송제의 개정이 필요하다. 집단소송제의 범위가 가맹점 수수료율 결정, VAN사의 수수료 규제 등에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법규개정 및 시행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금융위원회가 우대수수료율을 결정하는 구조에서 소비자단체, 영세 및 중소가맹점 등이 집단소송이라는 법적 절차를 통해 수수료율의 지나친 상승을 억제하도록 하는 감독정책의 방향 전환이 바람직하다. 집단소송제 도입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의 세부규정 개선도 필요하다.

즉, 가맹점 수수료율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VAN사의 불공정거래를 제재하는 세부 규정도입이 필요하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제9조의 11(영세한 중소신용카드가맹점 대상 부가통신업자 지정 등) 제2항의 부가통신업자 지정취소 사유로서 ‘수수료 담합과 관련된 법적명령이나 처분을 받았을 경우’를 추가하는 방안이다.

둘째, 카드사와의 가맹점 수수료율 협상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시장협상력이 취약한 영세 및 중소가맹점에 대한 정책마련도 시급하다. 즉, 금융위원회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단일 우대수수료율을 모든 카드사들에게 적용하는 것은 개선되어야 한다.

카드사들이 가맹점들과 계약 체결한 수수료율이 상이한데, 어떻게 일률적으로 하나의 우대수수료율이 존재할 수 있는가? 더욱이 시장참여자(카드사, 가맹점)가 동의하지 못하는 수수료율 수준을 정부가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카드사가 가맹점들과 약정한 일반가맹점 수수료율(영세, 중소, 특수가맹점 제외)중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율을 영세 및 중소가맹점들에게 적용하는 시장원칙을 설정해야 한다.

이러한 시장원칙을 토대로 여신전문금융업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8조 3의 제3항은 금융위원회가 우대수수료율을 정한다는 내용인데, 이를 ‘카드사들이 계약한 수수료율중 가장 낮은 가맹점 수수료율이 영세 및 중소가맹점에 적용된다’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대형가맹점의 우월한 시장협상력으로 인해 낮아지는 수수료율 혜택이 고스란히 영세 및 중소가맹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논리이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영세 및 중소가맹점의 시장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한 현실적인 정책마련이 필요하다.

정부는 신용카드시장에 간편 집단소송제 도입을 통해 불공정한 수수료율 결정을 억제하고, 영세 및 중소가맹점들을 위한 수수료율 우대정책을 시행함으로써 신용카드시장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결정 원칙을 마련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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