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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창립 80주년 이어 ‘프랑크푸르트 선언’ 25주년도 차분히

김승한 기자

sh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6-04 16:09

삼성, 창립 80주년 이어 ‘프랑크푸르트 선언’ 25주년도 차분히
[한국금융신문 김승한 기자]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2류나 2.5류, 잘해봐야 1.5류까지는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일류는 안 된다.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

1993년 6월 7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공격적 변화와 혁신을 그룹 전반에 주문했다. 이 회장은 “삼성은 지금 말기 암 환자다”며 “내가 직접 나서설 것이고 회장인 나부터 바뀌겠다”고 말하며 신경영을 선포했다.

이를 기점으로 삼성전자는 미래산업 개척으로 반도체, 스마트폰, TV 등 첨단제품 분야에서 세계 점유율 1위 시가총액 33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낡은 관행을 버리고 사업의 질을 높이라는 그의 강력한 주문은 오늘날 삼성을 있게 한 ‘터닝포인트’가 된 것이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불리는 이 회장의 신경영 선언은 80년 삼성 역사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25주년을 맞은 오는 7일에는 별다른 기념행사 없이 조용히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회장이 쓰러진 뒤 관련 행사를 자제해왔다”며 “올해도 비슷할 걸로 보이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2015년과 2016년 삼성은 사내 방송과 인트라넷을 통해 특집 다큐멘터리, 이 회장의 어록을 띄워 기념식을 보냈다. 지난해는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의 구속수감 등으로 조촐한 행사마저 열리지 않았다.

올해도 이와 같은 기조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아직 상고심 재판 중에 있고 최근 작업환경보고서 공개 논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삼성증권의 배당오류 등 삼성 안팎으로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소유한 것으로 의심받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변호사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이라 행사를 열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삼성은 지난 3월 창립 80주년에도 별도의 외부행사 없이 통상적인 수준에서만 기념식을 진행했다. 당시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창립 80주년를 맞아 이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과 ‘제2의 창업’을 이은 ‘이재용 뉴삼성’ 혹은 ‘제3의 창업’ 등의 변화를 기대하기도 했지만 이 마저 무산됐다.

오는 7일 프랑크푸르트 선언 25주년 행사가 조촐하게나마 열리더라도 이 부회장은 모습은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그는 이후 삼성의 어떤 공식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창립 80주년은 물론 이어진 주주총회, 이사장직 연임을 확정한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회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근에는 호암상 시상식에도 이 부회장은 볼 수 없었다.

대신 이 부회장은 해외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3월 말과 4월 초에 유럽·캐나다행에 이어 지난달 초에는 중국 선전(深圳)을 찾았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홍콩 출장길에 올라 아시아 시장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한 기자 sh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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