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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핀테크 산업의 유니콘을 기대한다

편집국

기사입력 : 2018-05-21 00:00

정부 주도 네거티브 규제 필요

▲사진: 김대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사진: 김대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김대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CB Insights에 따르면, 2018년 현재 1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가진 소위 ‘유니콘’ 핀테크업체는 전세계 26개로, 이들의 기업가치 총합은 80조원(776억 달러)에 달한다.

이중 가장 많은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건 Stripe, Credit Karma, Sofi 등 각 영역의 대표 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미국이지만, 중국 업체도 4개나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근 약 160조원(1500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10조원 규모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앤트 파이낸셜은 전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핀테크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 1분기에만 전세계 핀테크 분야에 총 320건, 약 6조원(54억 달러) 규모의 벤처캐피탈 투자가 진행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와 시티그룹, JP모건과 같은 주요 투자사들은 핀테크 산업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으며 은행을 비롯한 기존 금융권에서의 혁신을 향한 관심도 뜨겁다.

핀테크 산업에서의 전세계적 관심과 혁신을 목도하고 있노라면 조바심이 난다.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투자 자금의 집중적 투입으로 인해 하루가 멀다하고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핀테크 영역에서, 결코 해외 업체들에 뒤지지않는 역량과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지고도 규제라는 벽에 부딪혀 날개짓 한 번 못해보고 좌절을 겪는 업체들이 허다한 것이 국내의 현실이다. ‘규제산업’이라 불리는 금융영역에서 과연 혁신이란 불가능한 것일까.

정부에서도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발족하고, 가히 산업혁명이라 불릴만한 세계적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한 노력을 경유하는 가운데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핵심축의 하나인 핀테크 분야에 대한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3월 금융위원회는 ‘핀테크혁신활성화방안’을 발표하고 핀테크 분야 업체들이 혁신을 시도하고 지속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 방향을 약속했다.

특히 혁신적 금융서비스로 인정받는 경우 2년간 개별 규제가 면제되는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또한 샌드박스 제도를 적용하여 법 제정 이전에도 비조치의견서 등을 통해 서비스를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한다. 온라인 기반의 금융투자상품 거래 활성화를 위해 비대면 거래를 확대하고, 핀테크 기반의 자산관리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 활성화를 추진한다. P2P금융, 크라우드펀딩 등에서의 과도한 규제도 완화한다.

이외에도 국내 핀테크업체들의 숨통이 트일 실질적인 정책적 방향성이 포함되어 있다.

환영한다. 정부의 방향성에도 동의하며 그 진정성도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이 모든 정책이 충분한 검토를 거쳐 하나씩 도입되기에는 우리에게 시간이 없다.

핀테크 업체들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핀테크 산업이 살아남기 위한 시간이 없다. 미국, 영국 뿐 아니라 바로 이웃 중국에서도 변화의 속도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을 꿈꾸는 수많은 핀테크 업체들에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시간과 에너지는 곧 성패를 결정짓는 소중한 자원이다.

그리고 우리가 정체되어 있는 시간만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진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킥스타터 등 해외에서 이미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한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현재 기업별 7억원이라는 투자 한도가 적용된다.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이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소비자, 즉 기업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서비스로 인지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자금 조달에 한도가 주어지게 되면 크라우드펀딩의 사업모델 자체의 매력도가 급감하게 되고, 따라서 산업이 성장의 모멘텀을 찾을 수 없게 된다.

P2P금융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반 투자자들은 한 업체에 최대 2000만원(부동산 최대 1000만원)까지밖에 투자할 수 없다.

아무리 법제화 등 아직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고 해도, 투자와 대출을 근간으로 하는 사업모델에서 투자 한도를 과도하게 낮추어 일괄 적용하는 것은 산업 성장의 근간을 흔든다.

특히 이 경우 투자수요가 오히려 검증되지 않은 업체나 상품으로의 투자로 이어짐으로써 소비자 보호라는 규제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신용카드, 대출, 보험 등 금융상품의 온라인 모집에서 적용되는 일사전속주의 역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대표적인 규제다.

핀테크 분야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하는 모든 영역을 규제가 따라간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혁신적인 서비스에 대한 시도를 기본적으로 허용하고, 이슈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제도적 장치와 안전망을 구비하는 데에 집중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향으로의 보다 빠르고 전향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과도한 규제 부문에 대해서는 업계의 의견에 보다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IT강국이라 불리던 한국을 어느새 훌쩍 넘어 전세계 핀테크를 선도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배경에는, 타 산업부문과 달리 핀테크 분야에서는 정부 주도의 강력한 선허용 후보완이라는 네거티브 규제 방향이 자리하고 있다.

혁신을 허용하되, 필요한 부분은 빠르게 고쳐나가자. 금융위가 선임한 CFO(Chief Fintech Officer)가 일원화된 소통채널로서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핀테크 산업의 유니콘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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