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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금융소비자 보호 이슈 대응력 높일 것”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18-05-08 00:00 최종수정 : 2018-05-08 00:29

디지털화 추세 소비자연구 조직 강화
자영업 대출 주시…중금리 경쟁 가속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은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융 디지털화 시대의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정보화 시대에 제기될 수 있는 각종 금융소비자 보호 이슈에 대응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금융 디지털화 시대의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정보화 시대에 제기될 수 있는 각종 금융소비자 보호 이슈에 대응하려 합니다.”

올해 3월 제9대 한국금융연구원장으로 취임한 손상호닫기손상호기사 모아보기 원장(사진)은 7일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급변하는 금융환경 패러다임 변화에 부응하고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정비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앞으로 3년간 금융연구원 수장을 맡은 손상호 원장은 “디지털 금융 같은 글로벌 차원의 금융분야 혁신 조류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디지털혁신, 변화에 유연해야 생존”

지난 2~3년간 고객접점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새로운 금융서비스 플랫폼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는 금융부문 디지털화에 대해 손상호 원장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요약했다.

손상호 원장은 소위 금융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에 대해 “단순히 IT 시스템의 성능을 개선하는 차원을 넘어 각 부문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과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 내 센터 조직도 이같은 손상호 원장의 의지에 맞춰 재편됐다. 미래금융연구센터는 ‘디지털금융연구센터’로 확대 개편되고 더 많은 자원을 투여하고 있다. 비대면거래 활성화에 따른 금융회사의 전략적 대응부터 금융당국 규제체계 개편까지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손상호 원장은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은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나 고민거리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 얼마나 투자할 것인가?’일 것”이라며 “또 비용절감에 주력할 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데 주력할 지도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자가 수시로 변하는 환경에서 특정 분야에서 최고가 될 것인지,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자로 포지셔닝(positioning) 할 지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손상호 원장은 “물론 변화의 속도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을 갖춘 금융회사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본다”며 “국경도, 업종 경계도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혁신 마인드가 부족한 금융회사는 빠르게 도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 내 센터 조직으로 ‘금융소비자연구센터’도 신설했다. 기존에 중소서민금융 측면에서 금융소비자 연구 활동이 있기는 했지만 이번에 소비자연구를 별도로 빼서 확대한 것이다. 금융소비자보호 정책과 제도부터 소비자동향, 금융교육 등을 주요 연구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또 정부의 신(新) 남방정책 추진, 한반도 평화정착에 따른 남북경협 등 향후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외경제협력 이슈에 대응하고자 ‘국제금융연구실’도 부활시켰다. 또 최근 ‘북한금융연구센터’를 신설했다.

◇ “민간소비 늘 것”…성장률 전망치 상향

손상호 원장은 올해 우리나라가 “순수출과 소비를 중심으로 잠재성장률을 소폭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연구원은 지난 1일 2018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종전 2.8%보다 0.3%포인트(p) 상향한 3.1%를 제시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둔화되겠지만 민간소비는 아파트 입주 증가, 환경관련 가전수요 증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 등으로 전년보다 다소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글로벌 무역규모 확대로 총수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설비투자·건설투자 둔화로 수입 수요가 상대적으로 약화돼 순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준(Fed)의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상 가능성, 통상갈등, 북한 문제를 포함한 지정학적 위험, 가계부채 누적, 기업 구조조정 추진의 여파, 주택시장의 변화 등이 주요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손상호 원장은 “하지만 현재로서는 올해 성장률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며 “최근 고용지표 부진은 기업구조조정, 건설경기 하락, 인구구조 변화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세계 경제 측면에서 “미국 감세정책의 영향, 선진국 설비투자의 확대, 여전히 완화적인 금융상황 등이 글로벌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며 “보호무역주의 강화 효과는 점진적으로 중·장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최소한 올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자영업 대거 유입…부채 양극화

1450조원대로 불어난 가계부채 관련해서는 자영업자 대출 리스크를 적극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담보가치대비대출비율(LTV), 소득대비부채상환비율(DTI)과 같은 가계의 채무부담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들을 보면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금리가 빠르게 인상되지 않는한 가계대출 리스크가 가까운 시일 내에 현재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수출·내수부문, 제조업·서비스업간, 대기업·중소기업간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취약계층의 소득·고용 여건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봤다.

정년퇴직을 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소규모 창업이 지속되고 있고, 기업구조조정으로 실직한 임금근로자들도 자영업으로 대거 유입될 경우 자영업 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관광객 감소, 업종 내 경쟁강화, 인건비 상승 등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주로 종사하는 소매판매부터 숙박·음식업종 등 업황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진단됐다.

손상호 원장은 “앞으로 자영업자의 소득개선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영세 자영업자의 부채 문제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한국과 미국간 금리역전에 대해서는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 한국은행의 동반 금리인상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을 제외하고는 다른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꼽혔다.

글로벌 금융시장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기 때문에 미국이 추가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외화자금의 대거 해외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손상호 원장은 “그러나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동참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있어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우려된다”며 “유럽·일본 등 통화정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중금리 신용평가·고령화 맞춤상품 과제


손상호 원장은 은행 저금리와 2금융권 고금리로 양분된 ‘금리단층’을 해소할 중금리 대출 시장 경쟁 확대도 예상했다.

그동안 서민층은 당장 자금이 급해서 금리보다는 자금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고금리 신용대출 시장이 유지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또 공급자인 금융회사는 굳이 차주의 신용위험을 정확히 측정하고 금리를 차등화해서 매길 유인이 부족했다고 봤다.

하지만 정부가 중금리 대출 촉진방안을 추진하고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금융회사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차등화된 금리가 부여돼야 금융회사도 건전성과 수익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손상호 원장은 “중금리 대출 고객들이 소득·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높아 금융회사들은 빅데이터 분석, 관계형 금융 강화 등을 통해 고객의 상환능력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업권 별로 저신용층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평가 모형을 공동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금융의 새로운 역할분담에 대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손상호 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접근성은 기술혁신과 적극적인 IT 투자, 비용효율화에 힘입어 매우 높은 수준이나 서민금융의 중금리 대출처럼 금융의 양극화 현상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예를 들어 제도권 이외 또는 대부업 등 한계기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금융수요를 흡수함으로써 금융의 사회적 저변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 추세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대응도 강조됐다. 먼저 경제적 어려움 측면에서 다양한 노후자산 축적 수요에 대응하고 장기·종합자산관리서비스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고 봤다.

또 손상호 원장은 “현재 금융회사들에 의해 거의 방치되다 싶게 관리되고 있는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에 대한 적절한 수익률 관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고령층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고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 출시·설계가 보다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됐다.

건강문제 대응 차원에서는 공적보험을 보완하는 보험사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또 온라인·모바일 채널의 경우 상대적으로 접근도 면에서 열위에 있는 고령층을 보다 적극적으로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손상호 원장은 “특히 주요 선진국에서 처럼 장기간병보험(long-term care insurance)과 요양서비스에 대한 적극적인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며 “또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해 1~2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는 위험보장상품이 적극적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 이 력 〉

- 1957년생 / 경기고 / 고려대 경영학과 / 고려대 경제학과 대학원 /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경제학 박사 / 산업연구원(KIET) 산업금융팀장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 /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 금융위 자체규제심의위원회 공동위원장 / 한국금융학회 부회장 /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시장분과위원장 / 한국금융연구원 원장(2018년 3월 ~ 현재)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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