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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소 수수방관 언제까지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4-23 00:00 최종수정 : 2018-04-23 00:30

▲사진: 한아란 기자

▲사진: 한아란 기자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는 100여 개에 달한다. 신규 개장을 앞둔 거래소도 줄을 섰다. 낮은 진입 장벽에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까지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너도나도 가상화폐 관련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이유는 거래소 설립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관할 구청에서 사업자등록증 등 서류를 제출하고 통신판매업자로 등록하면 거래소 대표가 될 수 있다. 수수료 4만원이면 별다른 심사 없이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통할 수 있는 구조다.

코인을 상장하기는 더 쉽다. 오롯이 거래소 자체의 코인 분석과 판단 하에 상장이 결정되기에 뒷돈이 오고 가는 일이 허다하다. 최근 거래소들이 신규 코인을 상장해가며 ‘잡코인’ 경쟁을 벌이고 있어 의심이 커지는 대목이다.

지난해 가상화폐 시장에 들어온 국내 투자자만 300만명이다. 수수료가 주된 수익원인 거래소가 만지는 돈도 짭짤할 수밖에 없다.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홀로 거둬들인 지난해 순이익만 무려 5000여억원에 이른다.

문턱이 없다보니 각종 사기 행위가 기승을 부린다. 이달 초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한 곳의 대표와 임원이 검찰에 구속됐다. 혐의는 자금 횡령 및 사기. 투자자들의 자금이 무방비 상태로 오고 가는 실정이다.

이러한 와중에 보안 장치가 허술한 거래소는 해킹의 표적이 되고 있다. 지난해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은 두 차례의 해킹 사고 후 파산에 이르렀다. 황당한 점은 해당 거래소는 이름만 바꿔 달아 버젓이 서비스를 재개했다는 사실이다.

소리소문 없이 문을 닫는 거래소도 속출한다. 실명확인 가상계좌 전환 이후 은행과 가상계좌 발급 계약을 맺지 못하면서 아예 서비스를 중단하고 떠난 것이다. 현재 거래소 체제는 대형 거래소 4곳이 독점하고 있다. 이들 거래소는 각종 신규 코인을 상장하고 외부 사업까지 눈독을 들이면서 규모를 키워나가는 데 반해 중소형 거래소는 설 자리가 없다.

궁극적으로 정부의 제도 마련이 부재한 상황에서 은행과 블록체인협회가 거래소 시장 규율을 떠맡는 모양새가 됐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지난 17일부터 14개 거래소를 대상으로 자율규제 심사에 들어갔다. 자금세탁행위방지에 관한 규정부터 신규 코인 상장 시 투자자 보호, 재무건전성 확보 등의 의무가 규정되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율’ 규제일 뿐이다.

정부 차원의 제도권 내에 편입되지 않으면 반쪽짜리 투자자 보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거래소가 불법의 온상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소형 거래소들 입장에서는 심사에 참여하지 않고 블록체인협회의 회원사에서 빠지면 그만이다.

경마나 경륜, 카지노와 복권과 같은 사행산업은 정부의 규제하에 관리되고 있으나 가상화폐 사업은 ‘투자자 보호’가 배척된 야생 지대다. 정부의 기준도, 법적인 울타리도 마련된 것은 없다. 가상화폐를 미래의 ‘화폐’ 형태로 볼 것인지, ‘금융상품’으로 취급할 것인지 등의 철학과 이념의 논쟁은 차지하고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이미 거래소에는 투자자들의 수많은 자금이 흘러 들어갔다. 그 어느 곳보다 치안이 필요한 통로가 되어버린 것이다. 거래소를 비롯한 가상화폐 사업을 제도권 내 편입하고 정부가 관리하는 시장에서 운영케 해야 한다. 소식 없는 국무조정실 주재 가상화폐 범부처 태스크포스(TF)의 분발을 기다린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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