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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용 상명대 경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 새로운 자본규제 개편안의 기대 효과

편집국

기사입력 : 2018-04-16 00:00

중소기업 대출 위주 대출포트폴리오 전환
신중한 금융정책 효과’ 검증 과정도 필요

▲사진: 서지용 상명대 경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

▲사진: 서지용 상명대 경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

[서지용 상명대 경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 올해초 금융위원회는 생산적 금융을 위한 자본규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주요 요지인 즉, 금년 하반기부터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동 대출에 대한 예대비율 산정방식 변경, 위험가중치 조정, 경기대응완충자본제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우선, 100% 이하로 관리되는 예수금 대비 대출금의 비율 산출에서 가계대출금은 115%를 반영하고, 기업대출은 85%만 반영하는 예대비율 산정방식의 변경을 발표했다. 예대비율 산정과정에서 기업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계대출의 대출비중을 가중시킴으로써, 은행이 가계대출을 억제하게끔 한 조치이다.

위험가중치 부여방식도 가계대출에 대해 상향조정하는 방식을 발표했다. 즉,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자본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위험가중치를 현행 35%에서 2년에 걸쳐 70%까지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이다.

또한, 경기대응완충자본제의 도입안도 발표되었다. 가계 부문의 과도한 대출을 억제하기 위한 거시건전성 규제차원에서 금융위원회가 향후 0~2.5% 범위내에서 적립 비율을 결정할 계획이다.

상기 조치들은 증가하고 있는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것과 동시에 은행으로 하여금 중소기업 대출 위주 대출포트폴리오로 전환하게 하는 정책목표를 가지고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의 공급축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은행권의 대출포트폴리오가 중소기업대출 위주로 전환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

가계대출 억제를 위한 특정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 조정과 경기대응완충자본제를 도입한 정책은 이미 노르웨이, 영국, 스웨덴 등 유럽의 은행들을 중심으로 시행된 바 있다. 해당 결과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살펴보면, 정책의 목표로 설정된 가계대출의 공급이 줄어드는 정책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해당 정책들이 대출증가세를 억제하는 데 상당부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정책의 부작용으로서 은행의 수익성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된 사례가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적용되는 위험가중치를 2배로 상향조정한 결과, 은행들의 수익성(자기자본이익률: ROE)이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더욱이, 위험가중치의 상향조정과 경기대응완충자본제의 도입이 단기적으로 해당 대출의 억제효과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감소가 기업대출 증가로 나타나는 정책의 성공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금융감독당국의 거시건전성 규제가 은행의 대출행태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검토한 해외연구결과(Zulverdi, Gunadi, Pramnon, 2007; Benes, Kumhof, 2015)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 연구의 경우 자본규제의 강화는 은행의 위험회피(risk-averse)성향을 높임으로써, 안전한 대출자산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 조정 및 경기대응완충자본제를 도입함으로써, 은행으로 하여금 신용위험에 대한 민감도(risk sensitivity)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신 BIS협약이라고 불리우는 바젤 II가 도입된 이래로 국내 은행들의 경우 차주의 신용위험수준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즉,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들의 대출자산 구성현황을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위험프리미엄이 높은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감소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차주의 신용위험이 높고, 정보 비대칭성의 존재로 인해 위험수준이 높은 대출로 알려져 있다.

또한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경기상황에 따라 대출의 쏠림현상이 심화되는 이른바 경기순응성(pro-cyclicality)이 은행의 위험회피성향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으며, 글로벌 자본규제 강화이후 경기순응성이 심화된 바 있다.

이로써 위험가중치의 조정과 경기대응완충자본제의 도입을 통한 자본규제의 강화가 은행으로 하여금 위험프리미엄이 높은 중소기업대출을 오히려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배제하기 어렵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에 대한 자본규제의 강화는 은행으로 하여금 위험대출에 대한 자산운용비중을 감소시키는 등 금융감독당국이 기대하는 중소기업대출의 증가로 나타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최근 필자가 국내 시중은행들을 대상으로 위험가중치 상향조정 및 경기대응완충자본제 도입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위험가중치의 조정이 가계대출의 감소 및 중소기업대출의 증가라는 은행대출자산구성의 변화로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자산의 상향조정(2배)시 은행대출자산 구성에서 중소기업대출의 비중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앞서 언급한 자본규제 강화로 인해 은행들의 위험회피성향이 증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편, 관련 분석결과에 따르면, 위험가중치 상향조정을 통해 추가적인 자본확보를 요구하는 자본규제의 강화보다는 오히려 대손충당금의 추가설정 방식이 중소기업대출의 비중을 늘리는 데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우루과이 은행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경기호황시에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늘리는 등 경기상황에 따라 적립비율을 탄력 조정하는 동태적 대손충당금(dynamic provisioning)제도가 기업대출의 공급비중을 늘리는 정책효과 달성에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상기 분석결과와 부합된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정책의 도입을 시행하기 전에 해당 정책효과를 검증하고, 확인하는 유예기간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정책 옵션을 설정하고, 해당 옵션중에서 가장 정책달성도가 높은 정책수단을 선별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특히 최근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의 효과적 통제와 중소기업에 대한 원활한 금융지원 마련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신중한 금융정책의 효과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이로써 최소 1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통해 정책의 효과성을 검증하고, 시행여부를 결정하는 금융정책 운용의 묘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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