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가상통화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연소득 6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에서 가상화폐 보유비율(12.7%)이 가장 높았으나 향후 보유의향은 2000만원 미만 저소득층(23.4%)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직업별 보유비율은 전문·관리직(13.7%), 사무직(7.2%)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향후 보유의향은 무직·기타(60.5%)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20~30대가 보유 비중 및 의향이 가장 높았다. 50대 이상에서는 실제 보유 비중은 미미한 반면 보유 의향은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응답자의 86.7%는 가상화폐 보유 이유에 대해 '투자목적'이라고 답했다. '상품, 서비스 등에 대한 지급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는 10.7%에 그쳤다.
가상화폐 미보유 이유로는 '거래가 번거롭고 어려워서'가 28.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해킹 등 보안의 취약성에 대한 불안'(21.6%), '향후 가상통화가 활성화 될 것 같지 않아서'(19.8%)가 뒤를 이었다.
가상화폐를 인지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21.6%였다. 연령대별로는 20~40대에서 대체로 가상화폐 인지도가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별로는 고소득일수록 인지도가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가상화폐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들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리플 순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조사 기간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 5일까지"라며 "조사시점 이후 가상통화의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 및 하락하면서 언론의 관심도 높아져, 인지도 및 보유의향 등은 조사결과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251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한은은 지급결제 조사에 가상화폐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에 대해 "한은이 가상통화를 화폐 또는 지급수단의 일종으로 인정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