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외국 금융사나 기관이 이종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인 포모사 본드에 대만 보험사들의 수요가 많아 국내 은행들이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2월 5년물 포모사 본드로 4억2500만 달러를 조달하며 올해 첫 포모사 본드를 발행했다. 3개월 리보(Libor) 금리에 80bp(1bp=0.01%)를 가산하는 변동금리형이다.
KB국민은행은 3월에 5년물 포모사 본드로 3억 달러를 조달했다. 3개월 리보에 78bp를 가산했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도 이달 리보에 74bp를 가산한 금리로 4억 달러의 5년물 포모사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그린본드는 채권 발행 자금을 환경이나 신재생 에너지 등에만 쓸 수 있도록 목적이 제한돼있는 채권인데, 한국물(KP)로는 최초의 포모사 그린본드다.
올 1분기 국내 은행들의 포모사 본드 발행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데는 대만 보험사들의 수요 요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4년 규제 완화로 대만 보험사들은 해외투자 한도(45%)를 적용받지 않으면서 투자를 활발하게 늘려왔고, 발행 은행들은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 '포모사 본드 시장 동향 및 시사점‘ 리포트에 따르면, 대만 포모사 본드 시장은 미국과 유럽계 참여 확대로 글로벌 달러화 조달창구로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보험사들의 수요를 바탕으로 20년 이상 장기물 비중이 높다. 발행금리도 달러 채권 시장보다 낮은 금리로 형성돼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한국도 인구고령화에 따른 투자대상 확충 등 대만과 유사한 과제를 안고 있다”며 “포모사 본드 활성화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