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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제도 손질…금융사 지배구조 이번에는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3-16 06:46 최종수정 : 2018-03-19 07:59

"사외이사 힘 견제"에서
"CEO 영향력 지나쳐"로
제도보다 운영 상 문제

다시 제도 손질…금융사 지배구조 이번에는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사외이사가 경영진 의사결정에 종속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이같은 진단을 내놓으며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공개했다. "경영진의 영향력이 과도하다"는 문제의식 속에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금융위원회는 개선안을 토대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을 올 하반기까지 추진할 방침이다.

개선안을 보면 그동안 제기돼 온 이른바 '셀프 연임'은 사실상 차단 수순을 밟게 됐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을 추천하는 위원회에 대표이사 회장인 최고경영자(CEO) 참여를 금지하도록 명시했기 때문이다.

사외이사를 연임하려면 외부평가를 의무화하는 것도 포함됐다. "사외이사의 업무수행에 연속성을 부여하고 경영진에 대한 견제 역량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원칙적으로 사외이사는 순차적으로 교체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예외사유를 명기할 수 있도록 해서 눈여겨 볼 만하다. "사외이사의 역할 미흡에 따른 일괄교체 필요성을 감안"하자는 것이다. 이같은 추가조항이 들어간 이유로 지난 2014년 일어난 이른바 'KB사태'를 예로 들었다.

'KB사태'는 주전산기 교체를 두고 일어난 내분으로 결국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동반사퇴로 이어졌던 사건이다. 금융당국은 ‘KB사태'를 계기로 사외이사의 책임성과 관련한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마련했다.

그리고 4년여 지난 현재, 금융당국이 내놓은 개선안을 보면 취약한 지배구조의 원인으로 '제왕적' 경영진이 지목되고 있다. 겉으로 보면 일단 4년여 전과 반대 측면의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사외이사 후보군에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외부전문가가 추천한 인재를 포함하도록 내부규범에 의무화하는 등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2016년에 지배구조법으로 법제화까지 된 상황에서 결국 제도가 아닌 운영상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건전한 비판과 견제가 이뤄지고 있지도 못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1월 실시한 금융지주 지배구조 운영실태 점검 결과에 따르면, 금융지주들은 사외이사들에게 경영전략·위험관리 등 중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외이사 역시 사내이사와 동등한 책임과 권한에도 불구하고 중요 경영현안 관련 자료나 자문을 적극적으로 요청하지 않았다.

회사 내부 사정에 상대적으로 덜 밝은 사외이사진이 중심이 되면 경영상 리스크나 '외풍'에 더 취약하게 노출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제기된다.

한 상장회사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전문성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사실 ‘주인 없는 회사’일수록 가장 중요한 역할은 주변 압력에 버티는 것"이라며 "CEO 승계를 제대로 해낼 수만 있다면 역할을 다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개선과 입법정책적 검토과제' 리포트에서도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해 사외이사 제도를 강화했더니 오히려 사외이사가 집단화·권력화하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문제점을 짚기도 했다.

김효연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사외이사 제도의 기본 취지상 권한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도 자기권력화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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