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식품은 지난달 27일부로 김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고 12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하림식품은 이강수 대표이사 단독체제로 변경됐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해임이 아닌 김홍국 회장 스스로 사임한 것”이라며 “하림식품이 지난 4년간 준비해왔던 푸드콤플렉스 프로젝트가 지난달부터 착공함에 따라 경영효율성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하림그룹은 전북 익산에 총 4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한 ‘하림푸드 콤플렉스’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건립에 착수했다. 향후 하림푸드 콤플렉스는 하림그룹의 생산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12개에 달하는 계열사 등기임원직을 보유한 점에 대한 지적이 나온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회장은 하림홀딩스, 하림, 하림식품, 팬오션 등 12개 계열사 등기임원직을 맡고 있다. 이는 30대 그룹 오너일가 중 최다 기록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국민연금은 ‘과다겸직’을 이유로 김 회장의 팜스코 등 사내이사 선임안건에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공정위의 하림그룹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담합 등의 조사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공정위는 지난 6일부터 사흘 동안 하림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편법승계 등과 관련한 추가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7월 김상조닫기

공정위는 지난해 3월부터 45개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실태를 점검해왔으며, 하림은 같은해 5월 처음으로 자산총액 10조원을 기록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아들인 준영 씨에게 2012년 비상장회사인 ‘올품’의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100억원의 증여세를 내 ‘편법승계’ 의혹을 받아왔다. 올품은 닭고기 가공업체로, 준영 씨가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올품은 하림그룹의 지배구조상 최상단에 위치해있다. 이 때문에 약 자산 10조원대 회사를 물려주면서 증여세는 100억원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또 올품 등 준영 씨가 김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계열사 매출이 증여 이전보다 5배가량 뛰면서 기업 차원의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2012년 증여 당시 법률자문과 국세청 조사 등을 거쳐 합법적으로 증여세를 내고 증여했다”며 “회사 규모가 작을 때와 지금 현 상황을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억울함을 드러낸 바 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