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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인천공항 제2터미널 면세점 ‘3사3색’…수익성은 숙제

신미진 기자

mjshin@

기사입력 : 2018-01-18 15:36

롯데 담배·주류, 신라 화장품·향수, 신세계 패션
면세점별 노하우·강점 집대성…체험 강화 눈길
인도장엔 아직 ‘따이공 그늘’…사드해빙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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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고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에 위치한 신라면세점 화장품·향수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신미진기자

18일 고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에 위치한 신라면세점 화장품·향수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신미진기자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빅3’가 18일 동시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점을 열었다. 공항 수속시간이 줄어든 만큼 면세사업자들은 각자 점포 특색에 맞춰 고객 체험 요소를 강화했다. T1과 판매 상품은 동일하지만, 색다른 콘텐츠로 고객들의 발길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수익성은 숙제로 남았다. T2에는 대한항공을 비롯해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소속인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KLM 등 4개사가 전용으로 사용한다. T1에 비해 개수는 한참 적으나, 이들 4개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면세점 매출은 T1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한 마디로 T2는 규모는 작으나 ‘알짜’만 모여있는 셈이다. 그러나 전체 면세점 불황이 문제다.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에 따른 출혈 회복과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따이공’에 의한 매출 견인은 아직 불안하다는 평이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키즈존. 신미진기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키즈존. 신미진기자


◇‘복합쇼핑몰인가요?’…체험요소 강화

이날 오전 찾은 인천공항 T2 면세구역의 첫인상은 ‘복합쇼핑몰’이었다. 판매 브랜드와 매장 등은 T1과 별반 다를게 없어보였지만, 곳곳에 △공연무대 △가상현실(VR) 체험존 △키즈놀이터 등 고객 체험시설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특색은 각 사업자별 매장에서도 눈에 띄게 드러난다. T2에서 2105(637평)㎡의 규모로 향수‧화장품을 판매하는 신라면세점은 아시아 3대 국제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노하우에 ICT(정보통신기술)을 입혔다.

신라면세점 ’SK-II’ 매장에서는 피부 측정기기를 통해 현재 피부 나이와 상태를 진단해 제품을 추천해준다. 이 같은 서비스는 시내백화점 매장에서는 흔한 일이나, 시간을 다투는 공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 ‘디지털 뷰티바’에선 3D 메이크업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신라면세점 SK-II 매장에서 직원이 고객의 피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신미진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신라면세점 SK-II 매장에서 직원이 고객의 피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신미진 기자


신라면세점의 △에스티로더 △디오르 △랑콤 △샤넬 △SK-II △설화수 등 6개 브랜드는 기존처럼 ‘화장품 코너’에 들어가지 않고 단독 매장으로 구성돼있다. 특히 랑콤은 벽면을 대형 LED 화면으로 구성해 계절마다 각 콘셉트에 맞게 매장을 꾸밀 수 있다.

이밖에 디오르 매장에서는 구매 화장품에 ‘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뷰티바에선 인터넷면세점에서 운영하고 있는 ‘행운의 룰렛추첨’ 등의 이벤트를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화장품‧향수 매장 옆에는 롯데면세점의 담배‧주류 매장이 들어서 있다. 국내 면세점업계 최초로 발렌타인, 로얄샬루트, 헤네시, 조니워커, KT&G 릴,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등 유명 6개 브랜드의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가 가장 눈에 먼저 띈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주류 매장 전체가 바(BAR)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 곳에서 고객들은 직접 시음과 시향을 해보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날 찾은 헤네시 플래그십 스토어에선 오픈을 기념해 2238달러(약 238만원)짜리 ‘파라다이스 임페리얼’ 시음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헤네시 관계자는 “고객들이 신기해하면서 먼저 다가와 제품 시음도 해보고 매장 사진을 찍어가기도 했다”며 “기존에 없던 시음 장소를 마련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롯데면세점은 아이코스 전용 흡연실도 갖추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롯데면세점 주류매장에서 직원이 시음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신미진기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롯데면세점 주류매장에서 직원이 시음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신미진기자


롯데와 신라가 상품을 활용한 체험에 중점을 뒀다면 패션‧잡화를 맡은 신세계는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내세운 건물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였다. T2 중심부에 일렬로 들어선 샤넬, 발렌티노, 구찌 등 해외 유명브랜드 단독샵이 마치 해외 고급 쇼핑몰 패션 거리를 연상케했다.

특히 신세계의 유치로 3년만에 인천공항으로 돌아온 샤넬과 구찌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소비자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샤넬 매장 앞에는 전문 모델들이 소량의 샴페인과 쿠키 등을 들고 들어선 고객들의 웰컴 이벤트를 진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국내 3대 캐릭터로 꼽히는 라인 프렌즈, 카카오 프렌즈, 뽀로로를 활용한 존도 마련해 젊은층의 고객을 공략한다. 이밖에 잡화 부문에서는 듀퐁, 발리, 투미 등 인기 브랜드를 선보인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신라면세점 샤넬(좌), 구찌 매장. 신미진기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신라면세점 샤넬(좌), 구찌 매장. 신미진기자

◇‘따이공의 그늘’…中 회복시점 언제

화려하게 수놓인 면세구역을 벗어나 시내면세점 또는 인터넷면세점에서 구매한 물품을 받는 인도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기자를 가장 먼저 맞이한 그림은 바닥에서 이미 꽉찬 캐리어에 면세 물품을 꾸역꾸역 담는 중국 ‘따이공’이었다.

따이공은 중국 보따리상으로 해석된다. 한국에서 화장품 등 면세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되파는 현지 상인을 의미한다. 중국 당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으로 방한 길이 막힌 요우커(중국관광객)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8개 면세점의 총매출액은 14조 684억원으로 전년대비 17.9%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매출이다. 따이공은 주로 시내면세점에서 물품을 구매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 공항 및 항만 면세점의 매출은 0.7% 감소했지만, 시내면세점은 24.8% 증가했다.

18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면세품 인도장에서 중국 보따리상이 캐리어에 제품을 담고 있다. 신미진기자

18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면세품 인도장에서 중국 보따리상이 캐리어에 제품을 담고 있다. 신미진기자

그러나 최대 매출 경신을 보는 면세점 업체들의 속은 그리 좋지 않다. 사드보복으로 중국인 손님이 절반 가량 줄어든 가운데 따이공에 의한 비정상적인 매출이기 때문이다. 또 업체들이 따이공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지불한 송객수수료는 연 1조원에 육박한다. 2013년 3000억원 수준에서 약 3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한 마디로 ‘속 빈 강정’ 이다.

한중 양국은 지난해 10월 공동 합의문을 발표하고 사드갈등에 따른 관계 개선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12월에는 양국 정상이 만나 회담을 가졌으나 아직까지 사드 회복에 따른 별다른 소식은 들리지 않는 상태다. 면세점업계에선 내달 평창 동계올림픽을 지나 올 2분기부터 본격적인 ‘사드 해빙’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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