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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읽는 신년사②]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오프라인 채널 활로 모색’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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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1-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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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모든 일에는 배경이 있다. 연례 행사처럼 보이는 대기업 총수‧CEO 신년사에도 그동안의 고민거리와 이를 타개할 메시지가 담겨있다. 국내 유통업계 수장들의 신년사를 배경부터 거꾸로 살펴보고 올해년도 사업 방향을 되짚어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올해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신년사에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변화 의지가 주를 이룬다.
온라인에 밀린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현재 명백한 위기다. 1인 가구 증가와 현대인의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것으로 신세계만의 고민은 아니다.

이를 위한 타개책으로 정 부회장은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 개발’을 꺼내들었다. 같은 대형마트라도 고객과의 접점을 찾기위한 감성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는 앞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드라마 광고 등의 효과에 주목한 데 따른 전략으로 풀이된다.

◇ 오프라인 유통모델 위기의식

“기존과 같은 성장 방식은 앞으로 통하지 않는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성장과 맞물려 재계 10위(농협 제외)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외식업 등 다양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그룹 내 소매유통업의 매출 비중은 약 70%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유통업의 위기는 곧 신세계의 위기로 다가온다. 오프라인 채널만 따로 떼어보면 위기감은 더욱 심화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백화점의 전년 동기대비 매출 성장률은 0.9%에 그쳤다. 대형마트는 0.0%로 제로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전통 유통모델에서 신(新) 유통채널로 방향을 바꿨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와 ‘몰링족’이라는 트렌드를 접목시킨 것.

먼저 대형마트와 백화점 출점속도를 낮췄다. 2006년 한해 출점수가 19개에 달했던 이마트는 꾸준히 속도를 줄이며 지난해 장안점, 올해 울산 학성점의 문을 닫아 총 점포수가 145개로 역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6년 대구점을 오픈한 이후 내년까지 출점계획이 없다.

반면 2010년 1개점에 불과했던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말 군포점과 김포점을 열며 4년만에 14개로 늘었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는 최근 창원점 개발을 확정지었고 2020년에는 안성, 2021년에는 청라지역에 추가로 세워질 예정이다.
이 같은 전략은 적중했다. 이마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총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0.3% 성장에 그친 반면 트레이더스는 28.3% 증가했다. 스타필드 하남은 지난해 목표치인 매출 8200억원을 넘어 8500억원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신사업의 성과는 정 부회장이 언급한 ‘기존 성장방식 탈피’의 길잡이가 됐다.

이마트 수제맥주 광고 '나의 소중한 신세계'. 유튜브 영상 캡처

이마트 수제맥주 광고 '나의 소중한 신세계'. 유튜브 영상 캡처


◇스토리 마케팅 차별화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야말로 경쟁사와 근본적으로 차별화하고, 고객들과의 공감을 통해 고객이 우리를 찾을 수 있게 만드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이제는 차별화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를 타사와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의 이 같은 전략은 앞서 선보인 스토리 마케팅의 자신감으로부터 나온다.

앞서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하남을 선보이며 이를 앞장서 시행했다. 당시 그는 스타필드의 경쟁사로 유통업체가 아닌 ‘야구장’을 꼽았다. 물건을 구매하는 곳으로 제한되던 쇼핑몰의 개념을 체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곳으로 이슈를 선도한 셈이다.

고객의 ‘돈’이 아닌 ‘시간’을 뺏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스타필드는 현재 복합쇼핑몰의 대표격으로 평가된다. 또 카카오에 따르면 스타필드는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을 제치고 카카오내비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목적지 1위에 올른 것으로 나타났다.

‘웹드라마’를 활용한 광고도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8월 이마트가 선보인 수입맥주 관련 웹드라마 ‘나의 소중한 신세계’는 현재까지 50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해당 광고는 처음부터 이마트 브랜드나 제품을 내세우지 않는다. 다만 마트에서 물건 하나를 사는데도 고민해야 하는 30대 부부의 현실을 유쾌한 스토리로 풀어나가며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끈다. 실제 해당 광고가 공개된 시점부터 약 한 달 반동안 이맡의 수입 맥주 매출 신장률은 전년대비 7%p 오르며 효과를 톡톡히 냈다.

정 부회장은 “상품, 점포, 브랜드 등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컨텐츠를 다양한 스토리로 연결해 고객의 니즈에 맞춰 재편집해 낼 수 있는 역량을 새로운 핵심 경쟁력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꾸로읽는 신년사②]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오프라인 채널 활로 모색’

◇미래 먹거리 위한 ‘실탄’ 확보

“전방위적인 사업구조 혁신을 통한 ‘수익성 확보’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고,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재무 안정성 강화’, 각 사별 신규사업 안정화와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 위기에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정 부회장의 신년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투자를 위한 ‘돈’ 얘기다. 신사업이 활발한 만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앞서 신세계는 2014년 향후 10년간 그룹 총매출 88조원 달성을 위해 약 31조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비전 2023’을 발표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신세계의 투자규모는 약 6조 6000억원이다. 이는 ‘비전 2023’의 21조원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이뤄질 투자 규모는 약 5조 5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를 견뎌내기 위한 신사업의 수익성 확보와 현금 확보는 필수다.

배인해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지난 8월 낸 보고서에서 “신세계는 적극적인 투자를 집행한 결과, 수익성 저하 속도를 제어하고는 있으나 잉여현금흐름의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는 편의점 사업의 실적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는 지난해 7월 부진을 거듭하던 편의점 ‘이마트위드미’ 브랜드명을 ‘이마트24’로 변경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또 2020년까지 약 3000억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그 결과 이마트24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506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97.4%의 성장하며 눈에 띄는 외형 확장을 보였다. 아울러 리브랜딩 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0% 증가한 반면 기존점은 0.6%의 역신장을 기록해 ‘간판 바꿔달기’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리브랜딩 초기투자비용 증가 등으로 이마트24의 지난해 누적 손실액은 약 400억원대에 진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초기 투자비용에 따른 예견된 적자로, 점포 리브랜딩이 완료되는 시점부터는 영업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마트24의 매장수는 2653곳으로, 이 중 90% 이상 점포의 리브랜딩을 완료한 상태다.

다만 올해 최저임금이 역대 최고수준으로 인상되면서 전체 편의점업계 성장률이 저하될 것으로 평가된 점은 우려로 남는다. 이마트24는 손익분기점(BEP)을 넘기려면 매장수가 5000~6000개에 도달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 선임연구원은 “공격적인 투자가 이마트24의 사업경쟁력 강화로 발현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인건비 부담으로 편의점 가맹사업에 대한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신규 가맹 출점이 쉽지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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