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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읽는 신년사①] 신동빈 롯데 회장 ‘사드·오너리스크 최소화’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1-09 07:40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모든 일에는 배경이 있다. 연례 행사처럼 보이는 대기업 총수‧CEO 신년사에도 그동안의 고민거리와 이를 타개할 메시지가 담겨있다. 국내 유통업계 수장들의 신년사를 배경부터 거꾸로 살펴보고 올해년도 사업 방향을 되짚어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올해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의 신년사에는 지난해 그룹을 둘러싼 대‧내외 이슈에 대한 고민과 전환점 마련에 대한 의지가 담겼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으로 늪에 빠진 사업환경과 경영비리 재판 등으로 인한 뉴롯데의 이미지 실추 등이다.

신 회장을 이를 타개하기 위해 ‘리스크 최소화’를 주문했다. 또 투명경영을 내세운 뉴롯데의 브랜드 제고를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아울러 소비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 “외교 불확실성 커져…리스크 최소화”

“우리나라를 둘러싼 외교적 불확실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내수 경기 회복은 아직 미진한 상황입니다. 앞으로의 성장 추이는 과거와는 다를 것입니다. 이를 위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그룹 체질 개선을 위한 치열한 노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난 2일 신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위기감을 나타낸 ‘외교적 불확실성’은 중국의 사드보복을 뜻한다. 그간 롯데는 정부에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 대가로 중국의 집중적인 보복을 감내해야 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가 베이징과 산둥성 지역에 한해 한국 단체 관광 허용을 내줬을 때도 ‘롯데와의 협력은 전면 불허한다’는 노골적인 보복을 가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중국 롯데마트는 점포 99개 중 87개의 문을 닫으며 결국 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피해액은 1조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면세점은 사드 여파로 지난해 2분기 29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롯데면세점 팀장급 이상 임직원 40여명은 연봉 10%를 자진 반납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해야만 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신 회장이 언급한 리스크 최소화는 ‘신(新) 남방정책’과 ‘신 북방정책’으로 풀이된다. 최근 롯데는 사드보복의 교훈으로 중국에 집중돼있던 해외사업을 동남아시아와 몽골‧러시아 지역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베트남에선 백화점과 쇼핑몰‧호텔‧아파트 등이 들어설 ‘에코스마트시티’에 약 20억달러(2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 증설을 추진 중에 있다. 투자 규모는 약 30~40억달러(3~4조원)로 알려졌다.

이밖에 최근 롯데제과는 인도 현지 아이스크림 업체를, 롯데첨단소재는 인도네시아 화학기업을 인수했다. 러시아에선 블라디보스토크의 유일한 5성급 호텔인 현대호텔을 인수하고, 롯데상사는 연해주 지역에 있는 현지 영농법인에 대한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등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에 따라 중앙아시아와 극동지역 등 해외 신시장 모색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동남아 시장은 국내 기업에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는 만큼 향후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거꾸로읽는 신년사①] 신동빈 롯데 회장 ‘사드·오너리스크 최소화’


◇ “경영투명성 갖춰야…국가 경제 이바지할 것”

“경영투명성을 갖추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기반으로 경영활동을 해 나갑시다. 아울러 일자리 창출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롯데가 돼야 합니다.”

신 회장의 신년사에 담긴 두 번째 키워드는 ‘투명경영’ 이었다. 이는 신 회장의 신년사에 관심이 쏠렸던 포인트이기도 하다. 징역 10년의 구형을 받은 신 회장이 롯데 총수일가 경영비리 사건 1심 선고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공식적으로 밝힌 첫 입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2일 신 회장은 경영비리 사건 1심 선고에서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검찰이 10년이라는 중형을 구형한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재판부는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 중 일부만 유죄로 인정하고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 지배구조 개선의 노력을 높이 평가해 형을 줄였다.

이 같은 재판부의 선고는 ‘재벌 봐주기’라는 지적을 낳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의 1심 항소 사실이 알려진 직후에도 롯데 측은 “일부 유죄로 판단된 사항에 대해 무죄를 판결받기 위함”이라면서도 “집행유예까지 받았음에도 항소까지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은 부담”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검찰의 항소까지 더 해지면서 신 회장의 경영비리 사건은 2심 법리공방으로 번질 전망이다. 아울러 신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내달 13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은 법정구속을 피했음에도 신년사에서 투명경영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검찰은 K스포츠재단에 50억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신 회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실제 신 회장은 선고 이후 ‘뉴롯데’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일 롯데지주, 롯데지알에스,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및 롯데아이티테크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롯데상사 등 비상장사 투자사업부문을 롯데지주에 통합하기로 하는 합병 및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이를 통해 롯데는 한 때 75만개에 달하던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순환출자고리 ‘0’ 시대를 열게 됐다. 이 같은 분할합병안은 내달 27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오는 10일부터 예정된 각 계열사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호텔롯데 상장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주요 승진인사로는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거론된다. 황 사장은 신 회장과 함께 롯데지주 공동대표를 받으며 총수 부재시 대내외 경영을 대신한 ‘오른팔’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 측은 한국 롯데의 중간 지주사 역할을 맡아온 호텔롯데를 상장시킴으로써 일본 롯데의 간섭을 배제시키고 국적 논란을 끊어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를 비롯해 일본 투자회사들의 호텔롯데 지분은 약 99% 이상이다.

이와 관련 황 사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롯데지주 출범식에서 “현 시점에서 보면 사드문제로 인해 주주입장에서 기업가치가 많이 손상됐을 것”이라며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선 계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집행유예를 받은 신 회장의 신년사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됐었고 사드와 재판 등 현안과 관련한 고민이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앞으로 재판이 남아있는 만큼 미래 사업에 대한 구상보다는 그간의 흔들렸던 그룹 분위기 다지기에 중점을 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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