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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성공전략③]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콘텐츠의 힘’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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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12-01 16:04 최종수정 : 2017-12-0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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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최저임금 인상‧외교 역풍‧골목상권 규제‧소비트렌드 변화. 유통업계에 산적한 문제 속 깊어지는 오너 및 CEO의 고민을 짚어보고 타개를 위한 전략을 꼽아본다.<편집자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새로운 소비 채널이 등장하면서 백화점업계가 ‘제로 성장시대’를 맞은 가운데 정유경닫기정유경기사 모아보기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이 콘텐츠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기존 임대업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색을 갖춘 자체브랜드(PB)와 편집숍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0.9% 성장하는 데 그쳤다. 비단 백화점만의 문제는 아니다. 동기간 대형마트는 0.0%로 성장이 멈췄으며, 기업형슈퍼마켓(SSM)도 1.5% 증가에 그쳤다.

반면 편의점 채널은 11.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유일한 고성장을 달성했다. 특히 온라인 채널은 1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이용 채널의 유동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올해 3분기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은 442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97억원으로 7.7% 늘었다. 라이벌인 롯데와 현대백화점이 역신장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장이지만 이 또한 강남점과 대구점 등 신규점 효과에 기인한 것이라는 평가가 크다.

더욱이 신세계를 비롯한 백화점업체들이 향후 5년간 출점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아 성장률은 앞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 제공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 제공


이에 정 총괄사장은 백화점 ‘특성화’에 나섰다. 대표적으로는 지난해 8월 리뉴얼을 마치고 그랜드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꼽힌다. 강남점은 브랜드로 매장을 구별하는 ‘브랜드 중심’에서 품목별로 모아놓은 ‘상품 중심’의 편집매장으로 탈바꿈했다.

예를 들어 화장품을 한데 모아놓는 헬스앤뷰티(H&B)숍 ‘올리브영’과 ‘왓슨스’, 신발로만 매장을 꾸린 ‘ABC마트’와 같이 백화점의 생활‧패션 품목들을 중심으로 매장을 꾸린 것.

특화매장에 힘입어 강남점은 그랜드 오픈 1년째인 올해 7월까지 전체 매출실적이 전년대비 21.8%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 같은 실적이 계속될 경우 2019년 업계 최단기간 매출 2조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도 이 같은 특화매장과 궤를 같이 한다. 시코르는 메이크업포에버, 바비브라운, 맥과 같은 전용 백화점 화장품 브랜드를 한 데 모아 고객들이 직접 체험해보고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이다.

강남점의 경우 지난해까지 화장품 부문의 20대 매출 비중이 7.1%에 머물러 있었지만, 시코르 오픈 후에는 11.8%까지 올랐다. 30대 비중도 26.9%에서 31.4%로 5%p 뛰었다. 특히 시코르 매장이 들어선 강남점 파미에스트리트의 경우 20대와 30대 구매 고객수가 전년비 각각 2.5%, 6.9% 뛰는 등 백화점의 고객 연령대를 낮췄다는 평을 받는다.

화장품 편집숍 스코르 메이크업쇼. 신세계백화점 제공

화장품 편집숍 스코르 메이크업쇼. 신세계백화점 제공


이 같은 백화점의 ‘젊음화’에 맥을 시작으로 샤넬과 아르마니 등 대표 글로벌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는 시코르가 위치한 지하 1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백화점 1층에 있는 것이 불문율처럼 여겨지는 럭셔리 브랜드가 지하로 내려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샤넬과 맥은 백화점 1층에 본 매장을 운영하되, 지하 1층에선 젊은 층에 맞는 새로운 컨셉과 포맷의 매장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시코르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점도 눈에 띈다. 샤넬은 시코르의 가장 큰 특징인 ‘메이크업 셀프바’를 도입하기로 했다. 셀프바는 직원이 직접 추천해주는 대신 고객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제품을 발라보고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이다.

김영섭 신세계백화점 해외잡화담 상무는 “’시코르 효과’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그간 온라인과 로드샵에 밀렸던 백화점 화장품 장르가 시코르를 통해 매출이 늘었다”며 “파미에스트리트에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까지 배치하면서 젊은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새로운 코스메틱존 생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사업인 신세계면세점의 승승장구도 눈길을 끈다. 올해 3분기 신세계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80.4% 증가한 743억원을 기록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동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4.3%, 617.8% 급증했다.

특히 정 총괄사장의 백화점 라인이 이끄는 신세계면세점의 실적 호조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신세계디에프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94억원이 늘어난 9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동기간 매출액은 2707억원으로 342.1% 급증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11월 면세점 특허 대전에서 승리해 지난 5월 명동점을 열었으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과 시내면세점 강남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면세 사업자 ‘빅3’로서의 입지도 굳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신세계면세점의 시장 점유율은 12.2%를 차지했다. 오픈 당시 3.8%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약 2년 만에 고속성장을 이룬 셈이다.

이 같은 호실적 배경으로는 면세점의 예술화가 꼽힌다. 명동점 10층에 걸려있는 벨기에 출신의 현대미술 작가 카스텐 휠러의 ‘미러 캐러셀’이 배우 전지현 주연의 드라마에 등장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명소로 떠올랐다.

특히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비밀’ 제작 지원으로 ‘회전그네’가 드라마에 등장하면서, 한류를 쫓는 해외 팬들의 방문 유입에도 큰 효과를 봤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11층 매장과 이어지는 스카이파크는 시즌 이슈에 맞는 콘셉트로 꾸몄고 조각가 김승환의 ‘유기체’, 조각가 존 배의 ‘기억의 강’ 등 미술품을 전시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시내면세점이 들어설 반포 센트럴시티 강남점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내년 강남점에 시내면세점이 추가로 오픈하면 신세계는 본격적으로 ‘강남시대’를 열 예정이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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