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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영업익 대비 판관비 40%대 조준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17-11-06 00:00 최종수정 : 2017-11-06 06:42

신한·KB·하나 개선…우리, 희망퇴직 반영
인건비가 비율 좌우…디지털화 인력재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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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은행권이 인건비를 포함한 판매관리비를 총영업이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 대비 40%대 수준까지 낮춰가고 있다.

특히 디지털 뱅킹 가속화로 인력 재편 계획과도 연결돼 향후 은행들의 경영 효율성 지표 변화에 관심이 모인다.

◇ 희망퇴직 따라 CIR 등락

5일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KEB하나·우리) IR자료를 종합하면, 4개 은행의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경비율(판매관리비용률)(CIR)은 50.2%로 집계됐다.

CIR은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의 합 가운데 인건비, 점포 임차료 등 판매관리비로 지출되는 비율이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은행이 경영을 효율적으로 했다는 뜻이다. CIR이 50%이면 영업으로 벌어서 절반은 비용으로 나갔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개별 은행 별로 살펴보면 CIR이 40%대로 떨어진 곳들도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올 1~3분기 누적 CIR이 46.3%로 4개 은행 중 가장 수치가 낮았다.

신한은행은 3분기 단일 기준으로 봐도 CIR이 44%까지 하락했고 올들어 3분기 연속 40%대를 기록하며 안정화되고 있다.

2015년에 60%대 CIR을 나타냈던 KB국민은행도 올 1~3분기 누적 CIR이 51.3%로 떨어졌다. 3분기 기준으로만 보면 CIR=46.7%로 50% 밑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연말 2800명에 달하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특별퇴직금(8450억원)이 발생하자 일시적으로 CIR이 상승했지만 이후 비용 효율성이 높아졌다.

KEB하나은행도 옛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통합 과정에서 CIR이 60%대로 올라갔다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CIR이 47.8%로 집계돼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3분기에 1000명 규모 희망퇴직(전직지원)으로 2990억원 비용이 반영되면서 올해 1~3분기 CIR이 55.4%로 타 은행 대비 CIR이 높게 나타났다. 전직지원 일회성 비용 요인을 제거하면 CIR은 48.8%까지 떨어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직지원은 지난해 민영화 성공 이후 경영자율성이 확대되고 상반기에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이 창출되면서 실시한 것”이라며 “향후 판관비 절감에 따른 순익증가, 신규 채용 확대와 인적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은행 별 CIR을 비교할 때는 특정한 수치보다 흐름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평가가 국제금융전문지 ‘더 뱅커(The Banker)’가 발표한 세계 100대 은행그룹의 재무현황을 분석한 올해 8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은행그룹 CIR은 세계 100대 은행그룹 평균(53.1%)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한국 은행들이 자국에 집중된 영업기반과 전통적인 상업은행 위주의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은행그룹의 비용구조가 경영성과 미치는 영향’ 리포트도 CIR이 일정한 수준에서 움직이는 지 여부 등 CIR 추이에 대한 관찰이 중요하다고 짚는다. CIR 추이가 일정하기 위해서는 분모인 총이익이 변할 때 분자인 판관비가 이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100대 은행 그룹의 지난 10년간 총이익 연평균 증가율은 판관비와 인건비 증가율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또 이들 그룹 CIR을 지역 별로 살펴보면 북미지역이 64.8%로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이것은 핵심 사업 부문이 자산운용이나 투자은행(IB) 등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김우진·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총이익 대비 인건비 비율의 증감이 크게 나타날 경우 인건비가 이익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여기에는 인건비의 하방 경직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은행 영업익 대비 판관비 40%대 조준

◇ 인력·점포 다이어트 승부수 촉각

비대면 채널을 통한 디지털 뱅킹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은행권에서 과거처럼 대규모 점포와 인력은 효용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입·출금, 자금이체 등 단순 금융거래 창구 이용 비중(건수)은 올 6월말 현재 10.6%까지 떨어졌다. 은행 영업점 창구에 가지 않고 인터넷뱅킹·텔레뱅킹·CD/ATM(자동화기기) 채널을 이용하는 거래가 10건 중 9건에 달한다는 얘기다.

국내에도 올해부터 영업개시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이같은 배경에서 출범했다. 여기에 대형 IT기업의 은행업 진출도 위협적이다.

국제금융센터의 ‘아마존 등 대형 IT기업의 은행업 진출 가능성’ 리포트는 “아마존, 구글, 애플 등 비금융 IT기업들의 은행 비즈니스 진출이 본격화될 경우 산업의 경쟁 구도가 크게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형 IT기업들은 개방형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핀테크 기업보다 잠재력과 경쟁력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은행권의 점포 통폐합과 연말 대규모 ‘인력 다이어트’는 판관비 절감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어가고 있다. 과거같은 은행업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CIR 지표로 보면 비용 효율성이 강조되는 셈이다.

SC제일은행은 빠른 인력 재편 승부수를 띄운 사례다. 지난 2015년말 한 번에 1000명 가까운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퇴직 행원은 당시 전체 직원의 20% 수준에 달했다. 희망퇴직금 지급 액수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일회성 비용 발생 이후 판관비 절감 효과가 수익성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나이스신용평가는 SC제일은행을 “구조조정 이후 사업기반과 시장점유율이 회복되고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평가하고 등급전망을 상향했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차별화 집중 전략으로 선회했다.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국 점포 126개 중 무려 70%(90개)를 줄여 36개만 남겼다. 대신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한국씨티은행이 강점을 가진 자산관리(WM)에 집중하기로 했다.

대규모 전국 점포망을 토대로한 리테일(소매) 상위 은행인 KB국민은행도 대응 태세를 갖춰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직원(일반 정규직 기준)은 지난해 12월 1만9000여명에서 올 3월 1만6000여명 수준으로 급감해 유지되고 있다. ‘찾아가는 영업’도 강조되고 있다.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7월 하반기 임직원 정기조회에서 “디지털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은 영업점의 단순 창구축소와 점포 소형화를 빠르게 촉진하게 될 것”이라며 “24시간 365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끊김 없이 연계되는 옴니(omni) 채널의 완성을 위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고객 접점 구축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인력 부문 외에도 은행들은 소유 부동산 관리로 판관비 아끼기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점포, 건물 등 보유 부동산을 임대한다든지, 폐쇄점포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돌릴 수 있다”며 “임차해서 들어간 경우에는 임차료 선지급 등을 통해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효율성을 달성한 해외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마이너스금리 하에서 단스케뱅크의 수익성 개선 배경과 시사점’ 리포트에 따르면, 덴마크 최대 은행인 단스케뱅크는 경기불황과 마이너스금리 도입 등으로 유로지역 은행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가운데 2015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의 순이익(131억 크로네)을 내며 오히려 수익성을 높였다.

단스케뱅크는 경영환경 악화에 대응해서 2012년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디지털 혁신 달성을 위한 중장기 전략(New Standards)을 수립하고 적극 추진했다.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활용한 비대면 채널 강화는 오프라인 점포 축소에도 불구하고 영업력 위축의 부작용을 줄이고 비용관리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단스케뱅크의 CIR은 2013년 62%로 정점을 찍고 하락 추세를 보였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된 상황에서도 단스케뱅크의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될 수 있었던 것은 중장기적인 경영환경 변화에 부합하는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라며 “또한 비용효율성 제고라는 분명한 목표의식 아래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채널 효율화를 추진해서 비용절감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평가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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