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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고추가 맵다! 주택 다운사이징 주목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기사입력 : 2017-10-15 19:37

작은 고추가 맵다! 주택 다운사이징 주목
[한국금융신문 김민정 기자] 주택 시장에서 다운사이징(Downsizing)이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다운사이징이란 규모의 축소나 소형화를 뜻하는 용어로, 주택에 대입하면 넓은 면적의 집에서 보다 작은 규모의 집으로의 이동을 뜻한다. 최근 노년층이 큰 규모의 주택을 처분한 후 기존 대출금을 갚고 남은 돈으로 소형 주택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주거 문제는 여유를 갖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모조모 따지지 않고 성급하게 움직이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택 다운사이징, 언제 하면 좋을까?

나이 들어 집의 크기를 줄이는 것은 맞지만 퇴직을 전후해 서둘러
축소하라는 이야기는 지금의 현실과는 다소 맞지 않는다.
누구나 집을 빨리 줄이지 않으면 큰일날 것처럼 굴 필요는 없는 것이다.

주택 다운사이징, 빨리 할수록 좋다?
일반적으로 주택 다운사이징은 소유하는 주택의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집을 팔아 임대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령사회가 가속화되면서 노후자금 확보가 중요한 문제가 됐고, 고액을 들여 무리해서 집을 구매하느니 ‘집을 줄이고 여유자금으로 행복한 삶’을 누리는 쪽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 것. 특히, 주택 시장의 주요 연령층이라 할 수 있는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생)가 60대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로 재무 설계 관련 전문가들은 생애주기설을 근거로 주택의 조기 다운사이징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생애주기설은 젊은 시절에는 주택 자산을 늘리지만 노년에는 이렇다 할 소득이 없어 그동안 모은 금융 자산이나 주택 자산을 처분해 소비해야 한다는 것으로, ‘아파트 평수만 줄이면 노후 자금 1억 원을 만들 수 있다’는 논리다.

부동산 업계에서도 주택 다운사이징이 생각보다 늦다는 분석이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상 주택 소유에 대한 집착, 자녀에게 상속 의지 등이 강한 탓에 주택 다운사이징을 하기 위해서는 ‘큰 결심’이 필요하기 때문. 심지어 우리나라에서 고령화에 따른 주거 면적의 감소 현상은 만 79세까지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주택 시장에서는 60대가 강력한 수요층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수명이 연장되고 여유 자금을 보유한 고령층이 은퇴 이후에 오히려 왕성한 부동산 투자 활동을 하는 형편이다.

따라서 나이 들어 집의 크기를 줄이는 것은 맞지만, 퇴직을 전후해 서둘러 축소하라는 이야기는 지금의 현실과는 다소 맞지 않는다. 정년퇴직을 하더라도 한동안 경제적 활동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경우도 많은 요즘, 누구나 집을 빨리 줄이지 않으면 큰일날 것처럼 굴 필요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주택 다운사이징 트렌드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작은 집’으로 이동하는 측면이 큰 만큼 집이 ‘사는 것(buy)’이 아니라 ‘사는 곳(live)’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환기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 주택 다운사이징 주목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저마다의 플랜 필요
미래를 위한 설계를 함에 있어 현재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플랜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주택 다운사이징도 마찬가지. 보유한 집의 크기나 자신이 처한 자금 사정에 따라 맞춤형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선 주택 다운사이징의 대상인 대형 아파트는 중대형과 초대형을 구분해야 한다. ‘감당하지 못할 큰 집’과 ‘그럭저럭 살 만한 큰 집’은 서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가령 60평형대 이상의 초대형 아파트나 빌라는 가족 수가 줄어드는 만큼 평수를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인구 구조가 1~2인 가구 중심으로 변하면서 초대형은 수요가 극히 제한적이므로 가급적 처분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40~50평형대는 같은 대형 아파트에 속하더라도 그 접근법이 다르다. 이들 중대형 아파트는 범용 상품이다. 고소득층의 수요가 많은 부유층 단지거나 주변에 중대형 공급이 많지 않다면 서둘러 팔지 않아도 된다. 요즘 중대형은 중소형과의 가격 차이도 크지 않아 매각해도 실익이 없다. 다만 주변에 중대형 공급이 많고 수요가 제한적인 외곽 지역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40~50평형대도 과감하게 매각해 중소형으로 갈아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재건축을 추진하는 중대형 아파트라면 서둘러 매각할 필요는 없다. ‘1+1 재건축’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대형 1가구를 보유한 조합원이 재건축 때 새 아파트 2채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큰집을 나눠 작은 집 두 채를 받아 한 채는 자신이 살고, 한 채는 임대할 수 있다. 요즘 아파트는 전용 면적 60㎡(18평, 분양 평수 25평형)도 발코니 확장과 안목치수 적용에 따른 ‘넓은 집 효과’로 노후 부부가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 잘만 활용하면 중대형 아파트도 노후의 거주 겸 현금 흐름 창출 수단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1+1 재건축을 선택하면 2채를 보유하게 되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한편 소득이나 자금 사정, 자녀의 분가 여부에 따라 주택 다운사이징 계획은 달라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높은 소득과 자산이 있다면 다운사이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대형 아파트에 살면서 관리비와 재산세가 부담스럽다면 시기에 관계없이 조기 매각을 한다. 나이 들어 자신의 소득 수준을 넘어서는 주택 과소비는 금물이므로 알뜰 소비가 권장된다. 그런데 요즘은 자녀의 결혼이 늦어지고 결혼 후에도 부모와 함께 사는 ‘신(新)캥거루족’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면 주택 다운사이징은 지금 당장이 아닌 추후에 고려할 문제다.

그리고 집 크기 줄이기와 부동산 비중 줄이기는 다른 문제다. 즉 노후 들어 이렇다 할 소득이 없다면 큰 아파트를 팔아 작은 아파트를 여러 채 매입해 월세를 받을 수도 있다. 혹은 안정적인 월세가 나오는 다세대나 다가구주택 매입 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즉, 부동산은 무조건 ‘처분의 대상’이 아니라 현금 흐름을 만들어 내는 ‘활용의 대상’으로 삼는 게 좋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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