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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면세점 몰락 위기

신미진 기자

mjshin@

기사입력 : 2017-07-10 00:47

중국 ‘큰손’ 떠나자 사드보복 직격탄
연봉반납 역부족…사업권 반납 ‘혹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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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면세점 몰락 위기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황금알 낳는 거위’로 불리던 국내 면세점 업계에는 최근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롯데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부지로 성주 골프장을 제공하자 중국이 보복조치로 지난 3월 중순부터 ‘방한 금지령’을 내리면서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방한 외래관광객은 149만 2680명으로 전년대비 34.5% 줄어들었다. 이 중 중국 관광객은 70만 5844명으로 무려 64% 급감했다. 지난 4월(66.6%)과 비교하면 소폭 회복된 모습이지만 감소폭은 여전히 유례없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면세점의 경우 지난 5월 외국인 고객이 102만 4000명으로 전년 동기(184만 4000명)보다 약 44.5% 감소했다. 중국인 고객 매출도 약 3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현재 국내 면세점업계의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전체 매출의 약 70%를 외국인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중 중국인이 90%를 독식하고 있다. 중국당국의 방한 금지령에 국내 면세업계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 등의 고객이 증가했긴 하지만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며 “중국 단체관광객이 매출에 있어 워낙 큰 점유율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를 놓치면 매출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면세점 업계는 연봉 일부와 법인카드를 반납하며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사드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사업권을 반납하는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사상 초유의 불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 하는 모습이다.

최근 한화갤러리아가 제주공항에 면세사업권을 조기 반납하면서 ‘공항 엑소더스(탈출·Exodus)’가 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초 한화의 특허 만료기간은 오는 2019년 4월까지였으나 내달 31일자로 영업을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부터 월 매출 2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연간 임대료인 250억원보다 낮은 금액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제주에서 출국하는 고객은 사실상 중국인이 전부”라며 “현재 중국 사드 제재로 인한 항공편수 70% 감소로 매출에 집적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고 사업권 반납 배경을 설명했다.

2014년 7월부터 본격 영업을 시작한 한화갤러리아 제주공항점은 1년 만에 매출 500억원을 달성, 흑자를 기록하며 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사드보복에 올 1분기 매출액 788억원, 영업적자는 전년 동기대비 3배 확대된 48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부진을 거듭했다. 이에 한화는 최근 임원 전원이 연봉 10%를 자진 반납하는 등 사업의지를 보였으나 사드사태를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 하에 사업권을 반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도 업계 한파에 예외는 아니다. 이 회사는 지난 달 21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팀장급 이상 임직원 30여명이 연봉 10%를 자진 반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 년에 두 번 진행하던 경영전략회의도 사드 사태 해결 때까지 매월 진행하기로 힘을 모았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최근 3개월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5% 급감했다. 지금 당장 사드 문제가 해결 되더라도 외국인 관광객이 방한하기 까지 최소 3개월이 걸릴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매출 감소는 2003년 사스 사태를 제외하면 롯데면세점 창립 이후 유례가 없는 충격적인 일”이라며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내부 역량을 집중해 위기를 극복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법인 카드를 자체적으로 회수하는 등 영업 활성화를 위해 투입되는 비용을 제외하고는 업무 관련 지출을 모두 최소화하며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2월 신세계면세점의 일평균 매출액은 38억원이었으나 3월 이후 30억원으로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분기 면세점 실적 부진이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중국의 제재가 3월 중순부터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영향이 4월 실적부터 반영되기 때문이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국인 출국자수가 늘고 있지만 면세점 매출액 기여도가 높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2분기 면세점 시장 외형 감소세가 가속화되면서 올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1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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