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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험·중수익 타고 은행 ELT 약진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7-03 00:45 최종수정 : 2017-07-03 05:59

주요은행 1분기만 작년 연간 수준
대출막혀↑…투자자숙려제도 체크

중위험·중수익 타고 은행 ELT 약진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가계대출 관리 강화 속에 은행들이 주가지수연계신탁(ELT)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증시 활황 가운데 은행상품 중에서 정기예금보다는 중위험·중수익을 원하는 고객 수요도 늘며 판매고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4대 은행 1분기만 10조원 판매고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가지수연계신탁(ELT) 판매액이 크게 늘고 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KEB하나은행 4곳은 올해 1분기에만 ELT로 10조6886억원 가량 판매고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올 1분기에만 지난해 연간 판매고를 넘어섰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신한은행도 1분기만에 지난해 판매고의 50~60% 수준에 달한다. 올해 1분기 판매액이 유난히 늘어난 것은 글로벌 증시 활황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덕분에 올 1분기 ELT가 은행들의 신탁 수수료 수입에 한 몫을 했다.

ELT 상품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분류된다. 저금리·저성장 시대가 지속되면서 고객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입장에서도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가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신탁은 비이자 부문의 수익을 높이기 위한 복안이 되고 있다.

하지만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 우려가 있다는 점은 꼭 챙겨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은행에서 가입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지만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영향을 받는 투자 상품이기 때문이다. 일단 은행들은 낙인(Knock-in) 배리어(Barrier)가 없거나 낮은 ELT 상품 라인업을 갖춰 놓고 안정성을 강화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판매 중인 당행의 상품은 모두 노 낙인(No Knock-In Barrier) 상품으로 리자드형 ELT, A-WIN 등 안정성을 강화한 다양한 상품을 출시중”이라며 “조기상환이 용이하고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ELT를 제공해 최대한 은행고객 특성에 맞는 안정적인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리자드형 ELT는 도마뱀(lizard)이 궁지에 몰리면 제 꼬리를 자르고 도망치듯 최대한 원금 회수를 추구하는 상품 유형을 뜻한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도 “저금리 상황 하에서 위험 부담이 많은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기 보다는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ELT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당행의 ELT 상품 전략은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안정성에 중점을 둔 노 낙인·낮은 배리어 구조의 상품 위주로 조기상환 또는 만기상환에 유리하게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노 낙인의 저배리어와 리자드 중심의 안정성 중시 상품을 출시 중”이라며 “변동성 낮은 4개 주가지수(KOSPI200, S&P500, EUROSTOXX50, HIS)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하고 발행증권사 신용등급도 AA- 이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 불완전판매 차단 숙려제도로

신탁은 은행이 투자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대표적인 통로 중 하나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가계대출 판매가 막힌 가운데, 신탁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은행들의 과열 경쟁이 자칫 불완전 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고객들은 스스로 ‘투자자 숙려제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4월부터 신탁과 펀드를 통한 ELT·ELF 등 파생결합증권 투자상품의 상품구조와 투자위험 등을 충분히 숙지하고 투자결정을 할 수 있도록 2영업일 이상 숙려기간을 부여하는 투자자 숙려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투자자 숙려제도는 파생결합증권이 상품구조 및 위험요인이 다양해 일반 투자자가 숙려기간을 통해 위험요인 등을 충분히 숙지하고 투자결정을 할 수 있도록 투자자 보호를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자산관리 수요 증가에 부응하기 위한 신탁업법 개편도 화두가 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금융개혁 5대 중점과제 중 하나로 ‘신탁업 전면 개편’을 선정한 바 있다.

올해 2월 초 기획재정부, 법무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첫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신탁업 법안 마련을 위해 논의를 시작했다.

TF팀장을 맡은 김용범닫기김용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 사무처장은 “신탁이 지금처럼 금융사들이 경쟁적으로 상품을 팔기 위한 판매수단이 아닌 외국처럼 신탁 본연의 종합재산관리 기능이 활성화되도록 신탁업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신탁업 개편 방안은 7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은행과 관계자는 “7월 중 방안을 발표하고 이후 공청회 등을 거쳐 법제화 방안을 최종 확정하고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완할 과제도 남아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올 4월 발간한 ‘신탁업 제도 개편에 따른 영향’ 리포트는 현행 제도상으로는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집합투자업 등 금융투자상품을 대상으로 하는 업과 신탁업이 병렬적으로 분류돼 규제됨으로써 신탁의 기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경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특히 고령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고령층의 부의 이전과 상속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언대용신탁, 보험금 청구권신탁의 활용 기반이 제도적으로 마련되는 만큼 신탁 활성화 가능성이 높다”며 “신탁업자가 개인의 재산일체를 신탁받아 위탁자 생전부터 사후에 이르기까지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등 진정한 재산관리 수단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 구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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