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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KB증권 ‘어닝 쇼크’

구혜린 기자

hrgu@

기사입력 : 2017-02-20 02:15

거래대금 감소·채권평가손실 늘어
KB증권 합병비용 반영으로 적자 전환
NH투자증권 IPO 시장 수혜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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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KB증권 ‘어닝 쇼크’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증권업계에 씁쓸한 성적표가 쥐어졌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대부분 공개됨에 따라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벌어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부터 대규모 보유채권 평가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예상대로 채권보유량을 늘려왔던 주요 증권사들은 침체기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 국내 5대 주요 증권사의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은 83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1조5002억원보다 60% 이상 줄어든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1조2286억원에서 6634억원으로 50%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실적 악화의 원인은 장기간의 박스피 상태로 인한 거래량 감소 및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에 있다.

주가 정체에 지친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되자 거래대금이 줄었다. 이에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어 소매금융(리테일)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또한, 지난해 미 트럼프 대통령 이슈로 10월, 11월 사이 시장금리가 반등해 채권가격은 급락했다. 채권보유량을 늘려가며 운용이익을 기대하던 증권사들은 여지없이 손실을 보게 됐다. 여기에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도 한몫했다.

◇ 덩치 불리던 증권사들 한파 직격탄 맞아

지난해 유행처럼 번졌던 증권사 인수합병 및 자본 확충. 덩치 불리기에 여념이 없었던 미래에셋대우,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실적 한파를 직격탄으로 맞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시장 추정 평균치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전년(1485억원)보다 97.6% 줄어든 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1746억원)보다 90.9% 줄어든 1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시 거래대금이 전 분기 대비 9.9% 감소하는 등 업황 부진으로 인한 수익 감소 뿐 아니라 약 1500억원에 달하는 합병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탓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합병회계기준 통합 및 전산비용 1280억원을 포함해 작년 1분기 미래에셋대우 손익제외분(729억원), ELS 등 중복수익 조정 관련(1029억원) 등을 더해 3038억원의 합병비용을 반영했다.

대신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4분기에 회계 기준 통일 과정에서 보수적 회계처리를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큰 규모의 합병 비용 반영으로 실적 자체로는 쇼크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KB증권도 예외가 아니다. 수수료 수익 감소로 영업이익이 예년 10%에도 못 미쳤으며, 현대증권과의 합병 과정에서 파생상품 평가모델 통합비용(952억원)이 포함돼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3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초대형 IB 요건을 충족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으로 IB 수수료 수익이 급증(전 분기 대비 127.4%)한 것을 제외하면 전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거래대금 감소로 신탁수수료수익이 전 분기 대비 11.5% 줄었다. 연말 정기 희망퇴직(약 50명) 실시로 인한 명예퇴직금 88억원을 일회성 비용으로 처리했다. 약 200억원에 달하는 대구 사옥 매각 차익은 영업외수익으로 처리했으나 실적 부진을 상쇄하진 못했다.

특히, 삼성증권의 지난해 말 리테일 고객 예탁자산은 161조1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4% 줄었다.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 확대로 WM 시장이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라며, “삼성증권은 경쟁사보다 WM 수익 비중이 높고 IB 수익 비중이 낮아 WM 시장 부진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계절성을 감안해도 부진한 실적”이라며, “4분기 금융상품판매 수익은 692억원으로 전분기대비 23.0% 감소했는데, 이는 펀드 신규판매 감소와 ELS 조기상환 감소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업계에서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한국투자증권도 4분기에는 실적 악화를 면치 못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년(3622억원)보다 17.5% 줄어든 29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 및 헤지펀드의 운용손실이 실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 NH투자증권 실적은 고무적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진행된 희망퇴직(145명)에 대한 일회성 비용 346억원까지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경쟁사들과 비슷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기업공개(IPO) 수요 증가로 인한 수익이 NH투자증권을 살렸다.

손미지 연구원은 “글렌우드 PEF와 공동보유하고 있던 동양매직 지분 100%를 SK네트웍스에 매각하면서 300억원 가량의 일회성 수익이 인식될 예정”이며, “여의도 복합단지 ‘파크원’ 개발사업의 금융주선을 맡게 되면서 주관수수료 등으로 약 200억원의 수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IB부문 호실적으로 인해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3019억원)이 전년(3141억원) 대비 3.9% 줄어드는 데 그쳤다. 당기순이익(2362억원)은 10% 이상 늘었는데, 업계 전체가 실적 악화의 늪에 빠진 것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라 할 만하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2월 자사주 10.9% 전량 매각(2900억원)으로 자기자본이 전 분기 대비 14.0% 증가한 3.8조원을 기록했다. 유상증자 3383억원에 따른 자본증가는 올해 3월 말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며, 유상증자 이후로는 자기자본이 4조2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초대형 IB 육성방안 발행어음 업무의 기준인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기게 된다.

◇ 올해 IPO 시장에 기대 걸어볼까

이와 같은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 든 증권가에도 IPO 시장 호조로 인한 IB 부문 수익 증가는 위안거리다. 지난해 IPO 발행 규모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IPO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하며 최대 10조원 규모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게임즈, 이랜드리테일, 에너지공기업들 등 대형 IPO가 예정돼 있고, 지난해 상장이 연기되었던 호텔롯데가 공모를 재추진하는 경우 역대 최대규모의 공모시장이 조성될 예정이다.

유진투자증권 박종선 연구원은 “올해 IPO 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기업들이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모금액이 큰 대형 기업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며, “공모금액 기준으로는 2010년 기록한 약 10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상장이 연기되었던 호텔롯데가 재상장하는 경우에는 역대 최대 공모금액인 약 13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호텔롯데는 공모 규모만 최대 4조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롯데그룹이 투자계획을 늘리면서 공모규모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으나 재판 일정이 변수로 남아있다.

이 같은 환경은 위탁매매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IB 부문에 집중하려는 증권업계 추세와도 맞아떨어진다. 먹거리 부족으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증권가에 IPO 호조가 춘풍을 불어다줄 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박 연구원은 “테슬라 요건으로 불리는 금융위원회의 상장, 공모제도 개편에 따라 성장성 있는 적자 기업의 상장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며, “올해 IPO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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