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 교수는 현대차 노조에 대해서 ‘사회적 고립을 통해 집단적 이익만 대변하는 단체’라고 꼬집었다. 이로 인해 노조의 역할인 열망과 소명의식, 협동의식의 가치를 죽이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관훈클럽신영연구기금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현대차 노동자들은 높은 임금을 받고, 울산의 대치동이라 불리는 곳으로 이사해 아이 교육을 맡긴다”며 “작업장에선 노동자로, 밖에선 중산층 이상의 역할로 살아가고 있어 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은 정체성을 잃고 혼재됐다”고 말했다.
가 보지 않은 길에서도 이 같은 송 교수의 비판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오는 17일 파산 선고를 받는 한진해운의 사례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의 발전을 이끈 현대차 노조가 이제는 엄청난 위기를 만들어내는 씨앗이라고 지적한다. 현대차는 글로벌 생산 5위까지 성장했지만, 노조의 형태는 1970년 이전이라는 얘기다. 미증유의 경제위기에 빠진 한국에서 현대차의 성장과정과 그 과정에서 역할을 했던 노조의 변화를 통해 현재 재벌그룹의 강점과 단점을 찾자는 것이 책의 취지다.
송 교수는 “한국 경제 구조의 핵심은 열정이나 조율 같은 의식에 있다”며 “구조조정이 오직 극심한 불황이나 패러다임의 명령만으로 이뤄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를 맛보기 전 ‘가 보지 않은 길’에 대한 선택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