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해 임원진으로 임명…모임도 같이 참석
이 전 법인장은 고려대 독문과 82학번이며 2013년부터 고대 독일교우회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이 전 법인장이 직접 최순실 회사에 직원으로 알선했다고 알려진 비덱 직원인 박재희씨는 독문과 90학번으로 2015년에 교우회 총무로 임명되었다. 임원진은 10명 이하의 소규모이고 이 전 법인장이 독일 교우회 골프 모임 회장으로 각종 행사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점을 고려해보면 두 사람이 모르는 사이라는 주장은 성립하기 어렵다. 고려대 독일 교우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2015년 2월 20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크론베르크에 위치한 도모식당에서 두 사람이 포함된 신임 임원진 상견례가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꺼지지 않는 KEB하나 최순실 유착 의혹
이 본부장은 2015년 말 독일법인장으로 근무하며 당시 만 19세인 정유라씨에게 38만유로(4억8000만원)를 해외신용보증장 형식으로 대출을 진행한 바 있다. 금감원 조사 결과 무혐의 결과가 나왔으나 당시 일반적이지 않은 대출을 20살에 불과한 정유라씨가 받은 것을 두고 KEB하나은행이 일종의 금융 코치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여기에 경향신문이 2016년 12월26일자 보도를 통해 대학 후배 박재희씨를 최씨 모녀의 독일 회사 비덱의 직원으로 소개시켜준 사실이 드러나 또 다른 논란을 불렀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박재희씨만이 비덱 직원 6~7명 중 유일하게 유창한 독일어를 구사했다고 한다. 박씨는 비덱과 주소지가 같고 최씨 지분이 100%인 독일 ‘더블루K’의 지배인도 맡았다. 비덱은 지난해 7월, 더블루K는 올 1월 설립됐다.
이상화 전 법인장은 올 초 국내로 복귀해 임원인 글로벌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승진 당시에도 최순실씨와의 연관성으로 고속 승진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 모르쇠 일관 KEB하나은행
이상화 본부장은 현재 KEB하나은행에서 근무하며 일체의 언론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이 본부장이 현재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근무를 계속 하고 있다. 박재희씨와는 모르는 사이라는 이 본부장의 입장”이라고 전해왔다. 그러나 비덱 직원 박재희씨와 친분 관계가 확인된 시점에서 이 본부장의 발언은 앞으로 또다른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