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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주가 늑장 조정 불신 키운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1-09 00:21

괴리율, 시장상황 반영 못 한 경우 많아
금융당국, 대대적인 보고서 손질에 나서

목표주가 늑장 조정 불신 키운다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증권사가 리서치 보고서에 제시하고 있는 ‘괴리율’이 시장 상황을 제때 반영하지 못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왜곡된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괴리율은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의 차이를 말한다.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 수 3곳 이상이 존재하는 국내 상장사 320곳의 평균 괴리율은 37.35%다. 목표주가가 실제주가에 비해 37.35% 높다는 뜻이다. 본래 증권시장에서는 괴리율이 높을수록 해당 종목의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왔다.

하지만, 목표주가가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엔 괴리율도 왜곡된다는 지적이다. 해당 상장사에 악재가 발생해 주가가 단기 급락했는데도 목표주가 조정이 이뤄지지 않거나, 유상증자 시 재평가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그렇다.

지난해 9월 한미약품 사태 발생 후 증권사 9곳은 1거래일 만에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당시 애널리스트들이 뒷북 보고서를 생산한다며 비난 여론이 무성했지만, 더 큰 문제는 그다음에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한미약품은 미국 얀센과 체결했던 비만ㆍ당뇨병 치료신약에 대한 환자모집이 보류됐고, 지난달 29일에도 프랑스 사노피와 체결한 당뇨신약 기술수출 계약 내용이 일부 변경돼 계약금 중 약 2500억원을 돌려주는 등 잇단 악재가 발생했다.

그러나 대신증권과 삼성증권, KTB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외에는 12월 말 이후 주가를 하향 조정한 사례가 없다. 지난달 6일 목표주가를 36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동부증권과 14일 40만원으로 낮춘 HMC투자증권을 제외하면, 현재 SK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현대증권 총 4곳은 여전히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50만원 이상으로 제시해 둔 셈이다.

이 경우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의 차인 괴리율은 의미가 없다. 6일 기준 한미약품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5500(-1.85)원 떨어진 29만2000원이다. 목표주가가 50만원을 상회할 경우 실제주가와의 차액은 약 20만원에 달하지만, 차액만큼 한미약품의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한미약품은 현재 괴리율 전체 3위에 해당한다.

무상증자에 따른 주가 조정을 목표주가에 반영하지 않아 실제주가와의 차이가 두 배 이상 벌어진 사례도 있다. 괴리율 전체 1, 2위를 기록 중인 덱스터와 BGF리테일의 경우 지난해 11~12월 사이 각각 1대 1 무상증자를 실시한 이후 주가가 약 절반으로 조정됐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만 이에 맞춰 목표주가를 조정했을 뿐, 다수의 증권사는 한 달이 넘도록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칼을 들었다. 지난 2일 금융감독원은 ‘국내 증권사 리서치 관행의 실질적 개선을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주 내용은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의 괴리율을 수치화해 공시, 현재 증권사에서 그래프로만 제공하고 있는 괴리율을 일반 투자자가 더 파악하기 쉽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한, 내부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목표주가를 일정 범위 이상 변동할 경우 위원회의 심의와 승인을 얻도록 했다. 당국은 이를 통해 리서치 보고서의 객관성이 높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매도’의견을 제시하는 보고서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최근 5년 동안의 증권사 보고서를 살펴보면 투자의견으로 ‘매도’를 제시한 보고서는 전체의 2.5% 에 그쳤으며, ‘매수’를 제시한 보고서는 전체의 95.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16년 8월 기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러한 관행이 상장사와 애널리스트가 영업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애널리스트의 연봉 책정 시 보고서 품질보다는 법인영업실적의 영향을 받아 목표주가 하향, 투자의견 ‘매도’ 등의 부정적인 보고서 발표가 어려웠다.

금감원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보수산정 기준을 명확히 밝히고 영업 실적이 보수에 과하게 반영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추후 보고서 품질과 생산력 등 애널리스트 개인 실적과 투자의견의 정합성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항목을 금투협 규정에 넣을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금융당국의 시도가 애널리스트의 목표주가 산정 객관성을 높이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짙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미약품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괴리율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호재, 악재 상황을 목표주가에 빠르게 반영하는 게 절실하다”며, “리포트 수치화도 중요하지만, 결국 리포트 객관성을 높이고자 하는 시도는 목표주가가 시장 상황을 얼마나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감독하는 편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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