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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키운 미래에셋대우·KB증권 돈 벌까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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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12-05 00:32 최종수정 : 2016-12-05 08:47

다양한 투자 기반 확보 불구 전문인력 부족
고위험투자 리스크 변동요인 흡수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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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키운 미래에셋대우·KB증권 돈 벌까
[한국금융신문 고영훈 기자] 올해 증권업계 최대의 화두는 대형화 바람이었다. 이에 따라 대형화를 실시한 증권사들의 수익성 제고에도 관심이 가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대우증권이 매물로 나오면서 업계에는 한 차례 파장이 일었고,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컨소시엄이 패키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증권사 대형화에 불씨를 지폈다. 지난 3월에는 KB금융이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대형화 경쟁은 더욱 가열됐다.

지난 8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초대형 투자은행(IB) 방안은 증권사들의 대형화 작업에 당위성을 심어줬다. 내년 2분기 시행예정으로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이면 프라임 브로커리지(PBS) 사업이 가능하며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올라간다. 다자간 비상장주식 매매와 중개업무도 할 수 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 되면 만기 1년 짜리 어음을 자기자본 200% 한도 내에서 발행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을 상대로 하는 외국환 업무도 허용된다. 아직 해당 증권사가 없는 8조원 이상의 경우 부동산 담보신탁 업무가 일부 허용되며, 고객이 맡긴 돈을 운용해 원금에 수익을 더해 상환하는 종합투자계좌(IMA) 운용업이 가능해 진다.

이로 인해 국내 증권사들은 초대형 IB 업무를 할 수 있는 자기자본 요건을 맞추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 평균 자기자본 규모는 2010년말 2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8000억원 올해 말에는 4조8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최근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 인수·합병으로 몸집 불린 미래·KB

통합이 완료되면 자기자본 6조7000억원으로 국내 1등 증권사를 예약해 놓은 미래에셋대우. 이연법인세 효과로 인해 다소 변동은 올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이 합병하면서 생길 2조3000억여원 규모의 자사주와 관련해 6000억원 안팎을 이연법인세 자산으로 잡을 예정이다.

올해 말 합병 후 미래에셋대우는 빠른 시일내 자기자본 8조원을 넘겨 초대형 IB 업무권한을 모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걸 바탕으로 IMA와 부동산 신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 해외채권과 해외부동산 등 투자대상을 다변화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투자관점에서 혁신적 기업을 선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초 본부장 인선을 확정하며 IB와 WM을 결합한 신개념 채널 IWC(Investment Wealth Management Center)를 신설하며 IT나 바이오 등을 근간으로 하는 스타트업, 벤처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기업금융 분야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1월 출범예정인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통합 모델인 KB증권은 KB금융지주의 증권업 강화와 대형화 의지가 반영됐다. 금융지주회사의 장점을 살려 은행과 IB를 효율적으로 결합해 메릴린치를 인수해 종합 금융회사로 성장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비슷한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통합이 완료되면 자기자본 4조원의 대형 증권사로 탈바꿈하게 돼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KB국민은행의 자산관리 플랫폼을 합종연횡을 통해 통일된 조직으로 재구성해 KB금융그룹만의 자산관리 모델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의 비은행 수익 증가 방안과도 궤를 같이해 최종적으로 은행-증권 협업을 통한 유니버셜 뱅킹의 완성을 달성한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와 주식자본시장(ECM)에 강한 현대증권과 구조화금융에 강한 KB금융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년전 우리투자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일찍이 자기자본 4조원을 달성했다. 9월말 기준 4조5789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을 가진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100여억원이었다. 올해 실적은 작년 대비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IB 실적에서는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NH농협은행의 선제적인 빅배스로 인해 올해 흑자달성이 시급해져 당장 자기자본 확충에 나서기는 쉽지 않지만 현재의 자기자본만으로도 IB 업무를 하기에는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 증자로 덩치 키운 한국·신한

지난달 22일 한국투자증권은 모회사 한국금융지주에 총 9621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하며 대형 IB 확장의 포문을 열었다. 금융지주회사는 이중레버리지 비율을 130% 이내로 유지하도록 권고받고 있다. 때문에 기존 자본 수준에서의 추가 출자 여력은 약 3000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기자본이 4조원대까지 늘어나면 추가 출자 여력이 1조8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늘어 나게 된다. 이후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다시 한국투자증권에 약 1조7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4조원대 대형 증권사로 전환한다.

4조원을 달성하면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허용을 통해 환매조건부채권(RP), 파생결합상품(ELS·DLS) 등 기존 자금운용 상품 대비 운용제약이 완화돼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자사주 10.94%인 2900억원을 삼성생명에 전량 매도하며 자기자본을 3조5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늘렸다. 이를 바탕으로 2000억원을 충족해 4조원대 증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자산관리 분야에 강한 삼성증권은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IB분야 강화를 구상하고 있다. 지점 통폐합을 통한 최대 100명 인원의 대형 금융센터를 오픈해 멀티플렉스형 점포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4조원을 달성해 내년 상반기 어음 발행이 가능해지면 고액자산가 고객들을 위한 IB 파생상품 연계도 구상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지원사격을 받아 지난 9월 신한금융투자는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했다. 신한금융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자산관리 연계 모델들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메리츠종금증권이 메리츠캐피탈을 인수하며 자기자본을 2조2000억원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2014년 9월말 기준 7900억원에 그쳤던 자기자본 규모가 2년 만에 2조원대로 성장한 것이다. 증권사 건전성지표인 레버리지비율이 656.6%에서 558.4%로 낮아져 투자여력이 양호해지는 효과도 본다.

IBK투자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은 기업금융을 통해 수익다변화를 시현하고 있으며 캐피탈 성장이 증권사의 자기자본 증가에 영향을 줘 향후 증권사가 추가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전망했다.

지주사 내 포괄적 주식교환은 지주사가 메리츠종금증권에 캐피탈 주식을 현물출자하는 것과 그 효과가 유사하며 계열 내 자금이동이 없는 자기자본 확충에 해당한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메리츠종금증권은 신주발행으로 자본이 증가하나 캐피탈에 대한 지원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 고위험 투자 늘 수 있어 관리 필요

증권사들의 이같은 대형화 구조 변화에는 신중한 평가도 존재한다. 한신평 홍석준 연구원은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을 바탕으로 자기자본과 유동성을 확충할 경우 일반적으로 재무안정성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실행 시점이나 방식, 현금유입 규모 등에 따라 재무적 효과와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차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투자가 확정되는 시점이나 재무부담 확대가 예상되는 시점에 선제적으로 실현 가능한 방안을 확정하고 조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화에 의한 인수·합병의 경우 중복 부서에 대한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직원들에게 좋다고만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한신평 안지은 연구원은 “대형화로 인해 가장 큰 기대효과는 시장지위가 개선되고 이익창출력이 올라간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내 시장에만 머문다면 이같은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야 한다는 견해로 초대형 IB는 국내 시장 지위 제고와 추가 자본확충, 이후 본격적 해외 진출 등 단계적으로 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안 연구원은 “고위험투자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기업금융 증대와 레버리지 확대, 건전성 분류 완화 정책에 부합하는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은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며 “그동안 대형 증권사의 신용등급을 지지해 온 주요 요인인 비교적 낮은 리스크 부담과 높은 자본완충력의 장점이 약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IB 사업부문의 확대가 수익성 제고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실적과 리스크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익스포져가 높아질 수 있어 이익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른 관계자는 “초대형 IB로 인해 다양한 대체투자 접근이 가능해 질 수 있을 것”이라며 “확대된 자금 여력으로 그에 맞는 투자 대상을 가려내는 것도 중요하며 대형 IB업무에 걸맞는 능력을 갖춘 전문 인력을 구성하는 것도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의도하고 있는 초대형 IB의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은 그리 녹록치 만은 않아 보인다. 또한 자본 확충으로 인한 자기자본이익률에 대한 제고도 중요한 접근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는 자본 확충으로 인한 사업 다양화 자체가 투자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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