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신평사-캐피탈사, 업황 해석 접점 찾나

전하경 기자

ceciplus7@

기사입력 : 2016-12-05 00:30

여신협 주관 소통의 장 마련
내년 독자 신용도 도입 변수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신평사-캐피탈사, 업황 해석 접점 찾나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올해 신용평가사의 캐피탈 업황 분석 보고서를 두고 캐피탈사와 신평사는 불편한 관계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 신용평가사들은 캐피탈 산업과 관련해 부정적 전망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캐피탈사들은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기까지 했다.

신한캐피탈 관계자와 여신금융협회는 나이스신용평가 주최 포럼에 직접 방문, 보고서 오류를 지적하고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캐피탈사와 신용평가사의 갈등이 지속되자 여신금융협회가 나서 각 신용평가사와 업계 간 소통 간담회를 마련,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와 만남을 마친 상태다. 양 업계는 꾸준히 의견을 교환하기로 하며 교류를 지속하고 있어 접점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내년 모기업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을 배제하고 개별기업의 독자적 채무상환 능력을 따져보는 자체신용도(독자신용등급)가 내년부터 민간금융사에 도입되면서 캐피탈사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 신평사 “기존과 차이 없어” vs 캐피탈사 “1~2단계 낮을 것”

자체신용도평가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9월 발표한 ‘신용평가 신뢰 제고를 위한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방안’에 담긴 내용 중 하나다. 금융위원회가 자체신용도 도입을 추진하는건 신용평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자체신용도는 개별기업의 독자적 채무상환능력을 말한다.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산출할 때 자체신용도를 산출한 후, 유사시 계열사 지원가능성 등을 추가 반영해 최종등급을 산정한다. 기존에는 최종등급만이 공개됐으며, 자체신용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자체신용도 공개가 정확한 투자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 금융위도 이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자체신용도 도입 취지에 대해 “투자자가 계열지원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보수적 투자판단을 하려해도 기업의 자체신용도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판단이 곤란했다”며 “모회사의 지원중단 등 발생 시 외부지원을 고려한 신용등급을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예가 KT ENS 사태다.

KT ENS는 2014년 대규모 사기 대출에 연루됐으나, 직전 신용등급은 ‘A’였다. 이는 모기업의 KT 지원이 이뤄질 거라는 가정이 신용등급에 강하게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KT는 KT ENS 지원을 하지 않아 법정관리를 받으며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신용평가사의 최종 신용등급이 투자자들의 판단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다. 이에 금융위가 모기업·계열사 등 지원 가능성에 따른 세부등급 조정 여부와 크기를 신용평가서 본문에 서술해 기업 자체신용도를 공개한다. 예를 들어 ‘모기업인 OO의 지원가능성을 고려하여, 상향 조정’이라는 식으로 보고서에 명시되며, 별도의 등급은 표시되지 않는다.

캐피탈사에서는 자체신용도 도입이 또 한번 캐피탈사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기업과 분리된 신용등급이 기존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게 그 이유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모기업과 캐피탈사가 분리됐을 때 신용도는 1~2단계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금융지주 계열사 외에 기존에 평가등급이 낮은 기업계 캐피탈사가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이에 대해 아니라고 반박한다. 자체신용도가 모기업 철저히 분리한 개별 회사의 신용등급 산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평사는 개별사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계열사 차제만을 분류해 신용도를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개별사마다 자체신용도와 최종등급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등급이 따로 표기되는 것이 아니므로 제도시행이 되어봐야 안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자체신용도는 유사시 기업의 재무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모기업이 완전히 분리해서 평가한다면 오히려 개별사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자체신용도는 모기업과의 연관성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캐피탈사 “호실적 반영 등 신평사 객관적 평가 필요”

캐피탈사는 수신기능이 없는만큼 자금조달이 중요한 직군이다. 보통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업계에서는 신평사들의 업황 부정적 전망으로 캐피탈사들은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었다. 특히 업계에서는 상반기에 우수한 실적을 거둬도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객관적인 기준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신용평가사들이 올해 캐피탈 업권에 대해 전망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캐피탈사 관련 이슈리포트를 4개, 한국신용평가는 3개, 한국기업평가는 아주캐피탈 매각 철회, 애큐온캐피탈(구 KT캐피탈)의 HK저축은행 인수, 메리츠캐피탈 메리츠종금증권 완전자회사 편입 이슈와 관련한 코멘트 3개를 내놨다. 신평사의 캐피탈 업황 전망은 부정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16 캐피탈 이슈점검 시리즈’를 제시, 캐피탈사의 핵심 리스크(2016 캐피탈 이슈점검 Ⅰ-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분석 및 핵심RISK 3 선정), 자금조달(2016 캐피탈 이슈점검 Ⅱ - 자금시장의 불안, 캐피탈사의 동맥경화를 초래하나?), 재무건전성(2016 캐피탈 이슈점검 III-밀려오는 산업경기 침체 파도, 캐피탈사 재무건전성은 유지될 것인가?), 위기대응력(2016 캐피탈 이슈점검 Ⅳ-캐피탈사가 직면한 내우외환의 위기와 대응능력 분석)을 진단했다. 보고서에서는 캐피탈사의 대응력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지난 6월 22일에 나온 ‘2016 캐피탈 이슈점검 I’ 리포트에서는 캐피탈사에 대해 “부정적 캐피탈 자금조달환경 지속, 조선업 침체 등에 따른 지역별 불황심화, 자동차금융 부문의 경쟁심화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에도 캐피탈사에 대한 등급하향 압력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캐피탈업계에서는 신용평가사의 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실적이 우수해도 캐피탈사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올해 캐피탈사 전반 실적부문에서 성과를 냈지만 항상 캐피탈사 업권 평가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3분기에 각 사들 당기순익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롯데캐피탈의 경우 올해 3분기 순익이 900억원이 넘었으며, KB캐피탈의 경우에도 70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다. 매각 철회로 곤혹을 겪은 아주캐피탈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만 보더라도 캐피탈사의 건전성 이익 모두 전년보다 개선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드사를 제외한 6월말 현재 여전사의 총자산은 112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말(97조5000억원) 대비 15.6% 증가했다. 신용평가사에서 부정적으로 전망한 할부금융의 경우에도 취급액이 늘었다. 할부금융·시설대여·신기술금융 등 고유업무 자산(46조2000억원)은 자동차 할부 취급액 증가로 전년 동월말(41조2000억원) 대비 12.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할부금융의 경우 자동차할부 취급액이 전년 동기 대비 9469억원 늘어 15.1% 증가했다.

재무건전성도 신용평가사의 전망과 달리, 나쁘지 않다. 나이스신용평가의 ‘2016 캐피탈 이슈점검 III - 밀려오는 산업경기 침체 파도, 캐피탈사 재무건전성은 유지될 것인가?’에서는 “캐피탈사 연체율은 자산성장과 저금리 기조에 따른 한계차주의 채무상환능력 보완으로 하향안정화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제1금융권의 보수적인 심사기조에 따라 한계차주가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와 경기회복 지연을 고려할 경우 캐피탈사의 건전성 저하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상반기에 여전사의 자산건전성은 개선됐다. 올해 6월 연체율은 2.11%로 전년동월대비 0.47%포인트 감소했으며, 고정이하채권비율 또한 0.61%포인트 감소한 2.14%를 기록했다. 캐피탈사는 신용평가사의 지적에 따라 포트폴리오 변화 등 체질개선을 진행했지만 계속 영향을 부정적으로 보는건 편향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GM대우와의 딜러 계약 해지, 신차 중심 포트폴리오를 문제점으로 지적받은 아주캐피탈은 수입차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을 변경했다. 한국신용평가 리포트 ‘대형화에 나선 금융계 캐피탈사, 신용도 상 약점은 무엇인가?’에서 포트폴리오 질적 개선이 먼저라는 지적을 받은 NH농협캐피탈의 경우 자산 3조 달성, 할부금융 영업 확대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캐피탈사의 실적은 평가 요인 중 하나”라며 “업황 전반을 분석하는 것이기에 실적과 업황이 같이 가는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선 해운업 이슈로 신평사로부터 부정적 전망을 받은 신한캐피탈도 3분기 순익이 소폭 증가했다.

◇ 신용평가사와 캐피탈사 의견교환 지속할듯

캐피탈사 업권과 신평사간의 의견차이로 올해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는 양 사간 간담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올해 6월 금융감독원 주관으로 신용평가사 3사와 캐피탈 업계 관계자가 모여 의견을 교환했다. 금융감독원은 양사의 의견차이가 심해 조율 차원에서 마련한 자리라고 밝혔다.

여신금융협회도 개별 신평사와의 자리를 가졌다. 현재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와 회원사가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12월에는 한국기업평가와의 간담회도 예정되어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지적사항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소통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3일 2017 산업위험 포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가 개별 산업위험 및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을 개최, 금융업종 산업위험과 자체 신용도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