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사진제공=도널드 트럼프 선거캠프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닫기

◇ 트럼프 공포에 증시 환율시장 불안
경제적으로 미국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트럼프 당선 확률이 50%를 넘어서면서부터 요동을 치기 시작해 거시경제 전반에 파장을 던졌다.
증시가 먼저 반응했다. 9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나란히 폭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5.00포인트(2.25%) 떨어진 1,958.38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1950선을 기록한 것은 브렉시트 공포가 재부각 된 지난 7월 6일(1953.12)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도 장중 6%가 넘는 폭락세를 보이다가 3.92% 떨어진 599.74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150원 대로 뛰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149.5원으로 전날 종가보다 14.5원 올랐다. 지난 7월 8일(1161.8원) 이후 4개월여만에 가장 높았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 충격이 당분간 지속되며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에도 시장상황 점검 등 비상
한국 금융시장이 9일 트럼프 리스크로 요동치자 경제 관련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임종룡닫기

우선 한국은행이 이날 오후 2시 이주열닫기

유일호 부총리 주재로 오후 4시30분 열릴 예정이던 대외경제장관회의는 급박한 상황을 고려, 30분 앞당겨졌다. 같은 시간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 당국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동향을 점검한다. 한·미 양국 간 무역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 대(對)미 수출통상 점검회의도 오후 6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개최된다.
이날 앞서 정부는 오전 7시30분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금융시장에 과도한 변동성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자체 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미국 대선 결과가 시장 예측과 다를 경우 주가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 자금이 유출되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향후 금융시장 과도한 충격 없을 듯
이런 가운데 시장전문가들은 트럼프가 한국의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패닉' 수준까지는 도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재난' 수준의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선거가 끝난 만큼 단기간 시장이 출렁거리는 영향이 있을 텐데 패닉(공포)에 빠질 필요는 없다"며 "미국은 시스템이 작동하는 나라다. 패닉에 빠질 만큼의 변화가 오지도 않을 거고, 미국 시스템이 자국 경제를 볼모로 이를 두고 보지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은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나라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이 확실하다"며 "물론 대통령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세상을 패닉에 빠뜨릴 만큼 자기 마음대로 할 수는 없게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유종민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트럼프가 한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에 미칠 영향을 과장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