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롯데월드타워. 한국금융신문 DB
지난해 10월 롯데그룹의 계열사 롯데케미칼은 문화재단 미르에 28억을, 롯데면세점은 K스포츠재단에 17억원을 출연하는 등 총 45억을 후원했다. 이후에도 K스포츠재단 측이 70억원의 추가 자금 출연을 요청했고, 롯데는 기부액을 절반으로 깎기 위해 지난 3월 부터 5월까지 재단 측과 협상을 벌였다.
당시 롯데와 K스포츠재단의 협상에는 ‘기부금의 액수를 깎아달라’,‘깎아줄테니 빨리 내라’와 같은 비상식적인 흥정과 압박이 3개월간 지속됐다.
지난 3월 K스포츠재단은 “엘리트 스포츠 육성을 위해 롯데에 제안할 일이 있다”며 롯데의 대외협력을 담당하는 소진세 정책본부 사장과 접촉했다.
당시 K스포츠재단 측은 대한체육회 하남땅에 배드민턴과 승미 등 비인기 종목을 위한 시설을 지으려한다며 롯데에 75억을 요구했다. 롯데가 “너무 많다”며 난색을 표하자 K스포츠 재단에서는 5억 원을 깎은 70억원을 제시했고, 롯데 측이 절반인 35억원으로 협상을 시도하자 ‘롯데만 재단 기금 출연에서 빠진다는 것이냐’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또한 최 씨의 최측근인 고영태가 실무 접촉에 ‘고민우’라는 가명으로 직접 등장 하는 등, 최 씨가 고 씨를 급파해 청와대의 의중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했을 것이란 의혹이 일고있다.
결국 최 씨 측의 압박에 못이긴 롯데는 호텔롯데와 쇼핑등 계열사를 동원해 70억원의 기금을 지난 5월 K스포츠재단에 송금했다. 재계에서는 협상이 3개월 간 이어지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신동빈닫기

하지만 70억 송금 후 열흘이 지나 K스포츠재단측은 부지확보가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기금을 돌려줬다. 당시는 롯데 총수 일가의 경영 비리 수사를 앞둔 시점으로,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의 비자금 관련 대대적 수사가 임박했다는 정보를 사전에 인지한 최 씨 측이 뒤탈을 방지하기 위해 서둘러 반납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 씨 측은 SK그룹에도 80억의 추가 출연을 강요한 정황이 있다. SK그룹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출연금으로 각각 68억과 43억을 낸 바 있으며, 최 씨 측의 추가 80억 출연 요청은 과하다며 30억을 역제안했다. 그러나 최 씨 측이 이를 받아 들이지 않으며 추가 기금 출연 건은 무산됐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