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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떼고 포 떼는’ 애경, 전방위 구조조정으로 ‘유동성 위기’ 넘는다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6-24 08:49

애경, 골프장 이어 그룹 모태인 애경산업 매각
AK홀딩스 총차입금 1.5조…부채비율 '300%대'
금감원 '주채무계열' 기업 지정, 재무개선 속도

애경그룹 본사 전경. /사진=AK홀딩스

애경그룹 본사 전경. /사진=AK홀딩스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애경산업 경영권 매각이 순조롭게 출발하는 모양새다. 예비입찰이 마무리된 가운데, 복수의 인수 후보들이 참여하며 흥행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모태 기업까지 팔아야 하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몰린 애경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전방위적인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는 최근 애경산업 인수 예비입찰을 마쳤다. 이번 애경산업 인수전(M&A)에는 국내외 10곳 미만의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대상은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66.18%다. 자사주 등을 제외하면 실제 매각이 이뤄지는 지분은 63.38% 정도다. 매각 주관사는 삼정KPMG다. 애경자산관리는 장영신 회장과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쥔 회사로, AK홀딩스 지분도 18.91% 들고 있다.

애경그룹은 당초 애경산업 매각가로 약 6000억 원대 수준을 써냈다. 그러나 현재 애경산업 시가총액이 4000억 원대에 그치고 있어 조율이 필요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애경산업을 놓고 대기업 간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인수 후보군 대부분이 대기업과 중견기업으로 전해진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호반그룹과 동원그룹은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매각 절차는 예비입찰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10곳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 단계에선 구체적인 거래 조건이나 확약이 아닌 인수 의향과 기본적인 조건 등만 제시한다. 이에 법적 구속력이 있는 인수확약서(LOC)를 제출하기 전까진 자금 조달이나 인수 방식 등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오는 8월 중순 본입찰에 돌입하고, 이르면 올 하반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전망이다.

애경산업 인수전에 참여한 일부 후보군은 애경그룹이 제시한 매각가에 상응하는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애경산업 인수전이 기대 이상으로 흥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모태 애경산업을 매물로 내놔야 할 만큼 현재 애경그룹의 곳간 사정은 녹록지 않다. 지주사 AK홀딩스는 애경산업과 제주항공, 애경케미칼을 중심으로 3곳의 상장사와 20곳의 비상장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주력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과 지난 연말 대형 참사로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말 기준 AK홀딩스의 총차입금은 1조5237억 원이며, 유동화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535억 원이다.

AK홀딩스는 코로나19 팬데믹 3년간 운항이 중단된 제주항공을 위해 2670억 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유통산업이 이커머스 중심으로 급변하면서 경영 위기를 겪는 AK플라자에는 1600억 원을 수혈했다. 이에 더해 AK홀딩스는 애경산업과 애경케미칼, 제주항공 주식을 담보로 2900억 원이 넘는 대출을 받았다. AK홀딩스의 최근 3년간 부채비율은 2022년 294.6%에서 2023년 310.6%, 2024년 328.7%로 불어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9일 애경그룹을 ‘주채무계열’ 신규 기업으로 지정했다. 금융감독원은 매해 기업의 총차입금과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이 일정 금액 이상일 경우 주채무계열로 지정, 재무구조를 관리한다. 지난해에는 기업의 총차입금이 2조4012억 원,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이 1조4063억 원 이상을 대상으로 잡았다. 이에 애경그룹은 하나은행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재무구조를 평가받는다. 평가 결과가 미흡할 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는 등 재무 관리가 이어진다.

앞서 애경그룹은 지난 20일 레저 업체인 ‘더 시에나’ 그룹에 골프장 중부CC를 매각 완료했다. 골프장과 부지를 포함, 매각가만 총 2250억 원이다. 애경그룹은 중부CC에 이어 애경산업 매각을 완료, 8000억 원대의 자금 유동성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AK홀딩스 측은 “그룹 차원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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